해마다 상당수 대학 재학생들이 1학기를 마치고 원하는 대학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수능공부를 시작한다. 이처럼 대학을 휴학하거나 다니면서 재수를 하는 학생들을 '반수생'(半修生)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성공 확률은 별로 높지 않다고 한다. 가능성에 대한 엄격한 검증, 치밀한 계획과 특별한 각오 없이 막연히 시작한 수능공부는 결국에 가서는 더 큰 좌절감과 귀중한 시간의 낭비로 귀결되기가 쉽다. 반수의 결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반수 희망, 인문계 많아
대구의 한 입시학원은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서울대, 연고대 등 수도권 명문대와 지역 국립대 재학생들의 반수 문의가 많다고 밝혔다. 반수 희망자 중에는 인문계열 학생이 가장 많고, 자연계 최상위권 반수 문의는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의예과 정원이 대폭 줄었고, 올해부터는 약대가 신입생을 뽑지 않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재수생의 수적 점유비율은 낮지만 고득점자의 점유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인문계 최상위권 대학의 인기학과와 자연계의 의·치·한의 계열 등은 올해도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수, 신중하게 결정해야
많은 대학생들이 반수를 하지만 실제 성공 가능성은 처음부터 재수를 한 수험생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수능시험 이후 지금까지 상당기간 공백기를 거치면서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 등을 많이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반수를 하려는 학생은 최근의 모의고사 문제를 몇 차례 풀어보고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고 회복이 가능한 점수대가 나오지 않으면 시도를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또 지난해 특정 영역이 특별히 약해서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면 반수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인문계열에서 언어영역, 자연계열에서 수학이 약했던 학생은 남은 몇 달 동안 공부해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반수는 전 영역에서 자신이 있는 경우에만 승산이 있기 때문에 어설픈 반수보다는 대학생활에 충실한 편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교과서 중심 기본개념의 이해
반수를 결정했다면 먼저 7, 8월에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정리하는 것이 좋다. 각 영역의 전반적인 흐름을 다시 짚어보고 감각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학원들이 7월 말에 1학기 진도가 끝나고 8월부터는 실전문제 풀이로 들어간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다시 확인하고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풀이를 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암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 철저하게 이해에 중점을 두면 어느 정도까지는 저절로 암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한 학기 동안의 대학 생활이 사고의 깊이와 폭넓은 시야를 갖게 한 점이 많아 어떤 측면에서는 수능문제 풀이에 크게 도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우는 없다.
◆수능 기출문제 풀이
수능에 대한 감각을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근 5년간의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다. 기출 문제 풀이는 전체적인 감각의 회복과 영역별 중요 단원과 난이도를 파악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 그런 다음 올해 들어와 치른 각 입시 기관의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 풀어보고 자신의 상대적 위치와 취약 단원을 확인한다. 틀린 문제는 오답노트를 만들어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학원에 다니지 않고 있는 반수 희망자들이 기본 개념과 주요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EBS 교육 방송은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시간을 취약 과목에 집중하면서 어느 정도 자신 있는 과목은 방송 교재와 그 수업으로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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