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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산양 울진서 발견…천연기념물 관리 시급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울진의 한 가축병원 뒤뜰에서 노끈을 목에 감고 나무에 묶인 채 보호받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울진의 한 가축병원 뒤뜰에서 노끈을 목에 감고 나무에 묶인 채 보호받고 있다.

울진이 천연기념물 217호인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잇따라 확인되고 있으나 울진군의 보호정책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수 관리는 산림과 업무이지만 산양은 천연기념물이란 이유로 문화재관리 부서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학예사가 업무를 맡고 있는 것. 또 다친 산양이 치료를 받으며 머물 우리(사육장)도 없는 실정이다.

◆산양 서식지 울진=15일 오후 울진의 한 야산에서 탈진해 있는 산양 한마리를 주민이 발견, 울진읍내 한 가축병원으로 옮겼다. 몸통길이 100㎝, 뿔 길이 10여㎝ 정도로 염소보다 조금 큰 3, 4세짜리 암컷이다. 영양제를 맞는 등 치료를 받은 산양은 현재 병원 측이 제공한 옥수수 잎 등을 먹는 등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산양은 포획 등으로 멸종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울진 응봉산과 불영사계곡 등지에서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울진에서 산양이 발견된 것은 모두 4차례다. 산양은 2∼5개체의 가족군으로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을 갖고 있으므로 한두마리가 목격됐다면 실제 서식하는 산양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허술한 산양 관리=울진이 산양의 주요 서식지로 부상하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하다. 다친 산양에 대한 치료와 방사 등을 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시설이 전무한 상태다. 문화재청과 환경청이 수년 전부터 모니터링과 밀렵 단속을 하는 등 서식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울진군은 서식지로 알려진 응봉산이나 불영사계곡 인근 주민들은 물론 산불진화대원들을 상대로 한 제대로 된 교육 한번 실시한 적이 없다. 두곳의 가축병원을 지정병원으로 지정해 놓고 있지만 다른 동물과 격리된 우리도 없는 실정이다. 최근 발견된 산양도 한 가축병원의 뒤뜰에서 노끈을 목에 감고 나무에 묶여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울진군 관계자는 "산양이 천연기념물인 만큼 관계 부서인 문화재청에만 보고하면 돼 따로 환경청에는 연락하지 않았다"고 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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