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V.O.S

'눈을 보고 말해요''오래오래''부디' 등 노래로 따뜻한 하모니를 선사해 온 남성그룹 V.O.S가 3집'원더풀 싱즈(Wonderful things)'를 내고 팬들에게 돌아왔다. 박지헌·최현준·김경록 등 멤버가 따로 활동하며 싱글 앨범 등을 발표하긴 했지만 세 사람의 하모니로 11곡짜리 정규 앨범을 낸 것은 꼬박 3년만의 일이다. 이들을 만나 왜 이렇게 시간이 걸렸느냐고 물었다.

V.O.S는 이번 앨범을 위해 고집을 좀 부렸다. 하고 싶은 음악,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앨범에 가득 담았다. 1, 2집 때에는 유명 작곡가의 대중성 있는 곡으로 V.O.S의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V.O.S의 색깔과 음악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앨범 프로듀싱을 우리가 직접 했어요. 이제는 우리 색깔에 맞는 노래를 고르는 노하우가 생겼죠. 이번 앨범이 잘 되면 우리의'대중성'에 대한 감이 통하게 되는 셈입니다."(박지헌)

타이틀곡'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는 무명의 작곡가 '로즈(ROZ)'의 곡이다. 자신들의 귀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는 V.O.S는 작곡가의 이름에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맞는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사소한 사랑 얘기보다 좀 스케일이 큰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로즈란 작곡가의 노래가 귀에 들어온 것이죠. 우리가 실력있는 작곡가를 발굴해 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작사는 M이민우 씨가 했는데 역시 이름을 보지 않았어요. 그냥 가사가 마음에 들어 골랐는데 알고 보니 이민우 씨가 쓴 것이었죠."(최현준)

앨범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실려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한편의 콘서트를 보는 듯 기승전결을 담았다는 게 V.O.S의 설명이다.'캔디걸'은 힙합 느낌이 나는 독특한 색깔의 노래이고,'오늘따라 신나는 Party Time'은 파티에 어울릴 듯한 신나는 음악이다.

이 가운데'반쪽'은 축가용 노래. 아름다운 하모니를 자랑하는 V.O.S는 그간 유난히도 결혼식 등에 축가 가수로 많이 섰다. 보통 조규만의'다 줄거야'를 많이 불렀는데 이승기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면서 자신들이 부르기 좀 어색해지자 아예 축가용 노래'반쪽'을 만들어버렸다. V.O.S는 이 노래를 15일 있었던 개그맨 이윤석의 결혼식에서 축가로 불렀다. 축가곡 신고식을 이윤석의 예식장에서 치른 것이다.

싱어송라이터로의 변신을 꿈꾸는 이들은 이번 앨범에 자작곡도 많이 넣었다.'웃다가 울겠죠'는 최현준이,'그대여서 고마워요'는 김경록이 작사·작곡했다. 박지헌은'오늘 따라 신나는 Party Time'과'캔디걸'의 작사를 맡았다.

"고교시절 첫사랑을 생각하며 사랑 노래를 작곡했어요. 슬픈 이별 노래를 좋아해서 사랑 노래를 작곡하기 쉽지 않았는데 고교 시절 처음 여자친구를 만날 때의 감정을 되살려'그대여서 고마워요'를 만들었죠."(김경록)

김경록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처음 멤버들에게 들려줄 때 부담도 되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의"잘 만들었다"고 격려하자 용기를 얻어 자작곡을 앨범에 넣었다.

이들의 앨범에는 흔하게 등장하는 다른 가수들의 피처링도 없다. 그냥 자신들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어 화제 몰이용 피처링을 자제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코러스도 직접 이들이 했다. 하주연이 랩을 돕긴 했지만 그 역시 같은 회사인'쥬얼리'소속 가수다. 여성 랩이 필요해 하주연에게만 부탁을 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역시 여느 가수들이 비해 잦지 않다. 음악만으로 팬들을 만나고 싶다는 V.O.S의 뜻에 따른 것이다.

오랜만엔 함께 움직이는 이 세 명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그 좋아하는 당구도 한 게임 못 칠 정도로 바쁘다"는 게 박지헌의 얘기다. 방송과 인터뷰 등 일정에 팬들에게 새 노래를 들려줄 공연 일정까지, 몸이 10개라도 모자를 정도다.

지난달 31일 열린 서울 콘서트는 이들의 열정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성공리에 끝이 났다. V.O.S는 잔뜩 충전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들은 지금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7월5일에는 대구온도 간다. 이밖에 6월21일 창원, 28일 고양에서 공연한다. 7월12일과 20일에는 부산과 인천에서 각각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20개 도시에서 40회 공연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V.O.S에겐 팀원의 탈퇴도, 스캔들도 없다. 항상 세 명이 함께다. 지난해 박지헌이 솔로 싱글 앨범 수록곡'보고싶은 날엔'으로 큰 성공을 거뒀을 때에도 세 사람은 함께 무대에 섰다.

"개개인의 목소리보다 V.O.S의 하모니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함께 활동했다"는 게 박지헌의 설명이다.

앞으로도 이들은 계속 쉬지 않고 함께 노래를 부를 생각이다."다른 것 신경 쓰시지 말고 그냥 우리 노래를 좋아해주시기만 하면 돼요."V.O.S가 팬들에게 하는 유일한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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