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정치권의 위상이 급락하고 있다.
대구경북이 한나라당의 주요 지지기반이지만 18대 국회에서는 지도부에 한 명도 입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 이상득 의원 등 지역 출신 정치인들이 당의 중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역할을 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전 대표는 유력한 차기대권 후보지만 당내 비주류의 수장으로 당분간 목소리를 높이기는 힘들다. 강 대표는 조만간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특히 원외 정치인으로 한동안 야인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대통령의 친형으로 큰 역할이 기대됐던 이상득 의원도 수도권 소장파로부터 '퇴진'까지 요구받으며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 정두언 의원이 이 의원의 퇴진을 요구하는 데는 대구경북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7·3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과 친박몫으로 최고위원직에 도전하는 김성조 의원은 부산의 허태열 의원이 친박몫으로 최고위원직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 때문에 자칫 차기 지도부에 대구경북 출신은 한 명도 입성하지 못하는, 대구경북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 최고위원에 지역 출신인사가 포함되지 않으면 당내 정보소통과 의사결정에서 대구경북이 소외되고, 지역의 민심을 전달할 통로를 잃게 된다는 점에서 지역 정치권은 상당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초 김 의원은 친박의원들과 대구경북 의원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전제로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하지만 친박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허 의원이 출마를 하면서 친박 표심이 허 의원에게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대구경북 의원들조차 김 의원 지지에 소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당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대구경북 정치력이 최악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의 위축된 정치 위상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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