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휴대전화 번호는 000-000-0000입니다. 저희 은행 직원과 말씀하시다 통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제게 전화 주세요. 제가 풀어드리겠습니다."
경북지역 기업 고객들과의 만남을 위해 19일 구미를 방문한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고객만 바라보며 걸어간다면 실패는 없다. 고객 앞에서는 은행장의 권위를 내세우고 싶은 생각이 없다. 기업인들에게 과감하게 내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이유는 고객만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은행업에 격변기가 찾아왔다고 했다. 죽느냐 사느냐, 이제 갈림길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고객 없는 은행은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세계를 바라보는 초대형 은행 2, 3곳, 그리고 국내 전국 은행 몇 곳, 틈새시장을 노린 지방은행 몇 곳만 살아남을 겁니다."
그는 기업은행이 다음달 증권사를 개설, 영업을 시작하고 하반기에는 보험사를 신설 또는 인수해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했다. 이제 기업은행을 찾아오면 모든 금융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는 것.
그는 경기전망과 관련,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가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업인들이 '좀 더 저렴한 이자'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은행을 슬림화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은행의 대구경북지역 예금이 3조3천억원인 반면 대출은 예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6조500억원에 이르고 대구시의 벤처·창업투자펀드에도 20억원을 출자하는 등 이 지역에 강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지역민들의 성원을 당부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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