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수진 무너진 삼성, SK에 2대12 대패

삼성 라이온즈가 휘청거리고 있다. 신예 타자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선발 투수진이 붕괴되다시피 하면서 대량 실점하는 경기가 늘었다. 20일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경기 역시 선발 웨스 오버뮬러가 4와 2/3이닝 동안 무려 11안타를 맞고 6실점, 끝내 2대12로 대패했다. 이날 고배를 마시며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부상 병동인 투수진의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삼성은 20일 경기를 포함해 6월 들어 치른 15경기에서 4승11패로 부진했는데 패한 경기의 내용 또한 좋지 못했다. 4승은 모두 3실점 이하의 경기. 반면 11번의 패배 중 6차례는 10점 이상 실점했고 9점을 내주고 패한 경기도 두 번이다. 마운드가 이처럼 흔들리면 아무리 타선이 힘을 낸다 해도 승리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배영수, 이상목, 오버뮬러, 윤성환, 톰 션으로 이뤄진 선발 투수진이 불안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선발 4연승을 달리며 흔들리는 선발 투수진을 지탱하던 베테랑 이상목마저 11일 5이닝 7실점(3자책점), 17일 5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불펜도 정현욱 외에는 믿고 내보낼 만한 투수가 없다.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안지만, 권혁, 권오준의 공백이 크다.

최형우, 채태인, 우동균 등 신예 타자들과 고참 김창희가 타선에서 애를 쓰고 있지만 선발 투수진이 이 정도면 답이 없다. 필승 계투조가 모두 돌아온다 해도 걱정스러울 지경. 올 시즌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윤성환 외에도 정현욱 등 구위가 좋은 투수를 선발로 고정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소 잃은 뒤에 외양간에 힘 좋은 파수꾼을 세워 둬봐야 소용이 없다.

이날 경기도 오버뮬러가 난타를 당하는 바람에 대패로 이어졌다. SK 선발 케니 레이가 초반 제구가 제대로 안돼 흔들릴 때 공략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2회초 1사 1, 2루에서 채태인이 좀 더 기다리지 못하고 급한 공격 끝에 범타로 물러나는 등 득점에 실패하고 2회 2사 1, 2루에서 박석민이 삼진으로 물러나 레이를 초반에 무너뜨리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최형우와 김창희가 각각 3타수 2안타, 우동균이 5타수 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0대3으로 뒤지던 4회초 최형우와 김창희는 연속 안타를 날려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고 채태인의 내야 땅볼과 현재윤의 희생플라이 때 각각 홈을 밟았다. 이날 홈을 밟은 삼성 선수는 최형우와 김창희, 둘 뿐이었다.

반면 전날 김성근 감독이 빠진 탓인지 3안타만을 치며 두산 베어스에 0대8로 완패했던 SK는 김 감독이 더그아웃을 지키자 기운을 되찾았다. 3점 홈런을 친 이진영(4타수 3안타 3타점)과 2점 홈런 2개를 친 박재홍(5타수 3안타 4타점)을 앞세워 18안타를 터뜨리며 삼성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0일 프로야구 전적

삼성 000 200 000-2

SK 012 302 22X-12

▷삼성 투수=오버뮬러(5패) 전병호(5회) 김상수(6회) 오승환(8회) ▷SK 투수=레이(1승) 김원형(6회) 이승호(6회) 정우람(7회) 조영민(9회) ▷홈런=박재홍(3회 2점·8회 2점) 이진영(4회 3점) 박정권(7회 2점·이상 SK)

한화 13-2 우리

롯데 4-1 LG

두산 10-1 KIA

■21일 선발투수

삼성 션-SK 레이번(문학)

우리 장원삼-한화 정민철(목동)

KIA 임준혁-두산 김선우(광주)

LG 김광수-롯데 매클레리(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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