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은 한국근현대사 속에서 상당히 논쟁적인 주제 중의 하나이다. 역사적 평가와 관련하여 '박정희 시대의 국가동원체제였다'는 평가와 '급속도의 경제개발을 가능하게 하였던 효율적인 국가발전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맞서고 있다. 특히, 국민참여의 양상과 관련해서는 강력한 국가에 의한 '위로부터의 동원'이었다는 주장과 이에 반하여 가난 극복의 국민적 집합의지가 드러난 '아래로부터의 참여'였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최근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이 대내외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여 일류선진국가 구현을 위한 시민의식 개혁과 국민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인도네시아·콩고 등 저개발국가는 물론 중국·베트남 등 사회주의국가 등이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을 모색하면서 새마을운동을 향한 안과 밖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새마을운동의 성과와 한계가 재검토되고 동시에 새마을운동의 시대적 유효성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낡고 오래된 과거의 유물에서 긍정의 역사적 산물로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에서 새마을운동은 '전환기(a turning point)'를 맞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로 요약되는 21세기적 시대환경은 어느 때보다 인류공존과 세계평화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무한경쟁에 따라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물질적 풍요에 따른 정신적 빈곤의 비대칭이 현대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빈곤과 기아는 국제적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마을운동은 빈곤퇴치와 경제개발의 성공사례로써, 또한 새로운 국제원조방식의 대안으로써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07년 아프리카 정상회담과 2008년 '새천년 개발 목표(MOGs)' 아프리카 주도그룹회의 등을 통해 아프리카의 새마을운동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 이후 각종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새마을운동의 '세계지도' 그리기가 필요하다. 즉, '글로벌 브랜드(global brand)'로서 새마을운동의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어야 한다. 새마을운동은 2000년을 전후하여 해외시범마을조성을 통해 현지 주민의 의식개혁, 환경개선, 농업기반시설확충 등을 실시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새마을운동의 활동을 발전적으로 계승함으로써 '한국의 새마을'을 '세계의 새마을'로 자리매김토록 해야 한다.
'퍼주기식 지원'이라는 문제제기를 극복하고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새마을운동 고유의 독자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새마을운동의 '세계지도' 그리기는 기존의 지역사회개발이라는 일차원적 접근이 아니라 국제통상, 자원외교, 문화교류 등 다차원적 접근을 통해서 전개될 때 가능하다. 또한 자율과 사회적 공공성을 전제로 한 정부·민간·기업의 긴밀한 민관협력을 통해서 전개될 때보다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세계지도' 그리기는 한국의 역사적 성공경험을 세계와 공유한다는 점에서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첫째는 '글로벌 브랜드'를 창출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한국적 자산을 발굴하고 개발한다는데 있다. 둘째는 '새마을'을 통해 인류공존과 세계평화에 기여함으로써 국가적 위상과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하재훈(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연구원,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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