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답답한 플레이 되풀이…허정무호, 北과 또 무승부

한국 축구가 실망감을 남긴 채 최종 예선을 향해 나아가게 됐다. 한국은 22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조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한국은 3승3무로 북한과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7로 +4의 북한에 앞서 조 1위로 2위의 북한과 함께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국내에서 처음 열린 북한과의 의미 있는 A매치에서 웅크린 북한 골문을 무수히 두들겼지만 느린 공격과 골 결정력 부족, 부정확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187cm의 장신 스트라이커 고기구를 원 톱으로 선발 출전시켜 포스트 플레이를 노렸지만 고기구의 헤딩은 가끔씩 연결됐고 공을 연결받기 위해 적절한 위치를 찾아가는 선수도 없어 위력적이지 못했다.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안정환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슛 기회를 노렸고 오른쪽 윙 포워드 이청용은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북한 수비에 막혀 제대로 된 크로스를 날리지 못했다. 오히려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한 좌우측 풀백 최효진과 김치우가 가끔 크로스를 날렸다.

측면 공격이 무뎌진 한국은 전반 12분 김정우가 김두현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구역 안으로 파고 들며 슛한 중앙 공격 장면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북한 수비벽 바깥에서 안정환과 오장은, 김두현이 중거리 슛을 날렸으나 북한 골키퍼 리명국이 긴장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빗나갔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공격 형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패스 속도를 빨리 해 공격 방향을 바꿈으로써 북한 수비의 주의력을 분산시키거나 촘촘히 늘어선 북한 수비수들 사이에서 순간 움직임을 빨리 해 패스를 건네받는 작업이 필요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느슨한 패스로 일관하거나 기계적으로 문전으로 찔러줄 뿐이었다. 크로스 공격 역시 부정확하거나 완만한 포물선을 그려 북한 수비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예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또 전·후반에 많은 코너킥과 프리킥 기회를 잡았으나 날카로운 공격이 나오지 않아 북한전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연마한 세트 피스 훈련이 무색해졌다.

한국은 박주영과 이근호가 교체 투입된 후반 중반 이후 공격이 활기를 띠었으나 북한 수비 벽을 뚫지 못했고 김두현 등이 중거리 슛을 날리는 데 주력했다. 후반 28분에는 이청용의 침투 패스 때 쇄도한 박주영이 북한 골키퍼 리명국과 1대1로 맞서는 드물게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으나 슛이 하늘로 뜨고 말았다.

역습을 노린 북한 공격 역시 한국 수비 벽에 막혔으나 전반 38분 홍영조의 날카로운 발리 슛과 후반 23분 리광천의 헤딩 슛, 후반 35분 홍영조의 헤딩 슛은 휠씬 많았던 한국 선수들의 슛보다 위협적이었다.

허정무 한국 대표팀 감독은 거듭되는 경기에서 졸전에서 벗어나지 못해 최종예선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서 지도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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