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필립 퀸트가 40억원 상당의 바이올린을 되찾아준 택시운전사를 위한 답례로 콘서트를 열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의미있고 특별한 공연들이 떠올랐다.
공연을 기획하여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많은 열정과 노력이 따른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나면 뿌듯한 마음보다 허탈감이 생길 때가 많다.
그러나 음악 그 자체보다 공연의 의미가 관객들로 받은 환호보다 더 큰 기쁨으로 간직될 때가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연말에 치료비가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난치병 학생 돕기 국악한마당'이 바로 그러한 공연이었다. 경북예고 국악관현악단과 한국무용 전공학생들, 그리고 경기민요 이은자 선생님과 전수생들이 함께한 무대는 우리 전통 음악의 멋과 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특별히 서울에서 내려오신 명창 이춘희 선생님도 공연 취지를 알고 출연료 없이 관객들에게 민요의 진수를 만끽하게 했다.
이 공연은 11월 협성교육재단 신철원 이사장과 현대자동차 김종규 대구본부장이 산학 협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것으로, 준비기간이 짧아 공연 홍보에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입장 수익금과 현장 모금함에 2천700여만원의 금액이 모여 현장에서 신상철 대구광역시 교육감에게 전달하였다. 공연단의 환한 얼굴과 관중들의 호응을 보며, 공연을 주관한 두 사람은 매년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어두운 곳을 밝히는 행사를 약속하였다.
언제부턴가 음악회 그 자체 이외에도 나눔의 의미를 함께하는 공연에는 기부문화를 이해하는 관객들의 참여가 많아진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한 공감과 참여가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고 느꼈다.
우리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소외되고 어두운 곳에 조그만 빛으로서의 사명을 깨닫게 되고 사랑을 하면서 더불어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다.
예술고등학교에는 참 재주 있고 착한 학생들이 많다. 각자 대학 진학을 위해 시간을 쪼개어 전공과 학과 공부를 하면서도 공연을 기획하여, 병원에서 환자 위문음악회를 갖기도 하고 불우시설을 방문하여 소외된 계층에게 문화 접촉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다른 공연에 비해 적극적으로 참여를 희망하며 즐거워한다. 작은 사랑의 실천이 사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다는 일임을 알게 되고,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고 항상 감사하는 생활을 다짐하게 된다.
학창 시절 순수한 나눔의 경험이 성장해서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올해도 난치병 학생 돕기 공연을 기획한다.
최승욱 경북예고 음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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