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묻지마 펀드' 1년, 결국 원금마저…

지난해 여름 이후 국내 주식시장이 폭발적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주식형펀드 시장으로 몰려 들어왔던 사람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이 '플러스'를 꿋꿋하게 유지하다 이달 들어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 원금을 깨먹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국내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6%를 기록한 것으로 펀드 전문 평가회사인 한국펀드평가가 24일 집계했다. 국내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 이 기간동안 코스피지수가 3.71%나 하락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내려앉았다.

국내주식형펀드는 1년 수익률 기준으로 1월초 40.41%에 이르렀으나 2월초 26.85%로 떨어지더니 3월초 31.44%로 반등한 뒤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4월초 1년 수익률은 27.76%, 5월초는 25.93%, 6월초는 12.48로 떨어진 뒤 지난 20일엔 -1.06%까지 하락한 것.

국내주식형펀드에는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 이 때부터 같은 해 8월 사이에 월평균 4조원의 자금이 빨려들어왔으며 11월엔 7조4천억원이 들어왔다.

지난해 6월 국내주식형펀드에 들어온 사람들은 이달부터 손실이 나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들어온 사람들의 손실 규모는 더 크다. 국내주식형펀드의 9개월 평균 수익률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7.49%, 6개월 평균 수익률은 -5.94% 등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들어온 사람들은 같은해 여름에 투자를 시작한 이들보다 손실 규모가 몇배나 더 크다.

대다수 펀드의 1년 수익률이 이달들어 마이너스로 추락한 가운데 설정액 3조원이 넘는 초대형펀드인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3 클래스 A',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주식형K-2 클래스A' 수익률도 -0.77%, -1.50% 등을 기록했다.

일부 펀드는 1년 평균 수익률이 두자릿수의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는 것도 나오고 있다. 설정액이 3조원을 넘는 초대형펀드중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한국삼성그룹적립주식 1 클래스 A뿐.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도 1년 평균 수익률이 한자릿 수를 맴돌고 있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펀드 투자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에 실망, 성급한 환매에 나서는 것은 더 큰 손해를 부르는 길"이라며 "주식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지금 주식가격이 가장 싸다'며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도 위험한만큼 일단 시장을 관망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를 내놓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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