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대표 구정모는 쉽고 편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 쉽습니다. 틀리지 않은 얘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말만 들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구 대표는 자라온 환경이 좋은데 저런 험한 일까지 어떻게 하나'라는 말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젊은 시절부터 봉사에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전 세계 74개국에 1천700여개 클럽이 결성돼 모두 3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세계적 봉사단체인 국제와이즈멘(1920년 미국 톨레도에서 결성)의 '국제의원'으로 다음달 취임하는 구정모 대구백화점 대표. 그는 세계적 봉사단체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의 일원이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1983년부터 와이즈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만 서른살이었네요. 종교를 초월, 와이즈멘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본받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세계인들이 아낌없이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이번에 제가 선출된 '국제의원'은 선거운동도 없이 회원들의 심사를 통해 선출이 결정되는데 오랜 활동 경력을 인정받았나 봅니다.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의미겠죠."
구 대표는 지역 기업의 CEO는 자칫 국제 감각을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세계적 봉사단체 활동을 통해 전 세계인들을 만나면서 경영자로서의 '글로벌 소양'을 쌓는 데도 큰 도움을 얻는다고 했다.
그는 1992년부터 국제기아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대구경북회장직도 맡고 있다. CEO로서 바쁜 일상이지만 이제 '봉사'도 삶의 큰 영역이라는 것.
"우리도 이제 '세계의 가난'을 돌아볼 줄 아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아프리카의 케냐에 가서 봉사활동을 할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길거리에 던져놔도 가져가지 않는 생필품이 그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입니다."
그는 자녀들부터 훈련시킨다고 했다. 구 대표의 딸은 쓰나미가 났던 스리랑카에서, 아들도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이달에도 대구백화점 봉사단원들이 아프리카 우간다 봉사를 떠났습니다. 직원들도 틈만 나면 봉사를 합니다. 최악의 빈곤 현장을 보면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구 대표는 월드비전이 지방 도시에서는 처음으로 오는 8월 5일 대구에서 시도하는 '기아체험' 행사에도 직원들과 함께 참여해볼 계획이라고 했다. 어려움을 느끼는 훈련을 해야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대구경북지역 기업인들도 최근 봉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도 있다고 했다. '세계를 바라보는 봉사'에 이 지역 기업인들이 좀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구 대표는 희망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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