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투약자를 무조건 범죄자로 낙인시키기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로 보는 의식변화가 필요합니다. 한때 실수한 투약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죠."
김계남(65·사진)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장은 마약투약자의 엄중한 처벌보다는 마약중독자와 가정에 대한 근본적인 재활치료를 강조했다.
UN이 불법 마약류의 사용 및 유통을 근절하고 마약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돕기 위하여 정한 '2008 세계 마약 퇴치의 날'(6월 26일)을 앞두고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대구지부가 '마약 없는 대구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6년부터 전국 처음으로 2년마다 대학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약물 오·남용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 전국에서 연구사례로 활용되고 있을 정도다.
또한 '약물상담 전문가 과정'도 개설, 120명의 상담전문가를 매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현재 대구지부는 관내 100개 초·중·고등학교에서 8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약물 오·남용에 대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마약 중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귀 프로그램인 '단약(斷藥)을 위한 라파교정교실'을 전국 최초로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라파'는 히브리어로 '치료하다'는 뜻. 이 교실은 대구지검으로부터 기소유예를 받은 사람들의 재활치료를 위탁받아 대구지부가 비용의 전액을 부담하면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지부장은 "마약사범을 줄이려면 재범률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독자들을 격리가 아닌 건강한 사회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유기적인 치유 시스템 덕분에 중독자 37명 중 재범자는 1명으로 재범률이 극히 낮은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경북대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 지부장은 20년째 대구 마약퇴치를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 이 공로로 1998년 10월에는 '마약퇴치 공로상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마약중독자의 치료와 재활을 돕기 위해 1천만원의 사재를 털어 선뜻 내놓은 김 지부장은 "턱없이 모자란 국고보조금으로는 사실상 지부운영이 어렵다"며 전국 처음으로 마약퇴치 후원회를 결성했다. "지역의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100여명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낸 기금 규모는 지부예산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앞으로 약사와 시민 3천여명이 참가하는 '어른들의 담배중독 예방캠페인'도 펼칠 계획이다.
김 지부장은 "마약 없는 청정지역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모든 시민들이 마약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한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할 것"이라 강조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