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전병호(35)가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의 마운드는 배영수(27) 등 젊은 투수들이 주축이었으나 이들이 부상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이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전병호가 25일 선발 등판해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공격에선 최고참 양준혁이 날카로움을 뽐내는 등 노장들의 투·타 합작으로 삼성은 LG 트윈스에 2대1로 승리, 2연승을 거뒀다.
삼성은 6월 들어 4승13패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대부분의 젊은 투수들은 부상 등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정현욱, 권오원이 불펜에서 고군분투하고 선발 요원 윤성환이 다시 불펜으로 도는 등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승부수까지 던져야 했다. 외국인 투수 웨스 오버뮬러와 톰 션의 투구 내용이 오락가락해 더 불안했다.
하지만 위기 때일수록 노련함이 빛을 발하는 법. LG 트윈스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노장들의 역투가 연승을 이끌었다. 24일 선발 등판한 이상목(37)이 역투를 거듭,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데 이어 25일에는 전병호가 선발로 나서 5와 2/3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으나 완급 조절을 바탕으로 무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전병호에게 큰 기대를 걸기는 힘들었다. 선발 요원으로 부진을 거듭하다 4월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2와 2/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2군으로 내려갔고 6월3일부터 1군 무대에서 던졌으나 불펜에서만 뛰었기 때문. 그러나 전병호는 빠른 공 구속이 최고 시속 130㎞에 불과했지만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발휘하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이날 전병호가 마운드를 안정시키자 타선에서도 노장이 만세를 불렀다. 올 시즌 2군행 수모를 겪는 등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면모를 보였던 양준혁(39)이 1회말 오른쪽 담장을 넘는 2점 홈런을 날려 2대0으로 앞서나갔다. 양준혁은 이날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영남대 후배이기도 한 전병호의 부담을 덜어줬다.
삼성은 3회말 양준혁과 박석민의 중전 안타, 최형우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와 5회말 역시 양준혁, 박석민의 연속 안타와 최형우의 볼넷으로 잡은 1사 만루 찬스를 모두 놓쳐 멀리 달아나지 못한 채 경기 후반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후속 타자 진갑용이 3회말에는 내야 플라이, 5회말에는 병살타를 쳤기 때문.
하지만 삼성은 효과적인 계투로 승리를 굳혔다. 전병호에 이어 정현욱이 등판, 2와 1/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낸 데 이어 마무리 오승환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안타 2개와 폭투로 1점을 내줬지만 2대1 승리를 지키며 시즌 19세이브째를 챙겼다. 반면 LG는 안타 9개를 치고도 1점을 얻는 데 그치며 9연패에 빠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5일 야구 전적
LG 000 000 001-1
삼성 200 000 00X-2
▷삼성 투수=전병호(2승) 정현욱(6회) 오승환(9회·19세이브) ▷LG 투수=심수창(2패) 정찬헌(5회) 류택현(7회) 이재영(7회) ▷홈런=양준혁(1회 2점·삼성)
한화 5- 4 KIA
SK 3-2 롯데
두산 12-4 우리
■26일 선발투수
두산 김명제-우리 전준호(잠실)
한화 최영필-KIA 이대진(청주)
삼성 오버뮬러-LG 봉중근(대구)
롯데 장원준-SK 레이번(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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