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각북면 헐티재 아래 덕산초교(교장 김임선). 이 학교는 최근 수년간 학생들이 끊임없이 줄어 지난해에는 인근 학교와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올해, 주민과 교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성과를 내면서 대구 등지에서 11명이 전학 올 정도로 생동감이 넘치는 학교로 변모했다. 주민과 학생들은 "폐교 걱정 없는 행복한 꿈동산이 됐다"며 가는 곳마다 학교 자랑에 신난 표정들이다.
덕산초교의 학습과정은 서울 강남 학교들에 뒤지지 않는다. 교육청의 지원과 미문화원부설 영어교육기관과 결연을 통해 전교생이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운다. 도시에서는 수십만원을 들여야 가능한 일이지만 이곳에서는 모든 게 무료다. 원어민 교사와 '대화'하며 한 학기를 보낸 서진리(11)군은 "매일 1시간씩 공부해 이제는 학예회도 영어로 발표할 정도가 됐다"고 자랑했다. 김숙희(52) 교사는 "아이들 실력이 자라는 모습이 흐뭇하다"며 "다른 공부도 자신감을 갖게 되는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덕산초교를 지켜내겠다는 일념으로 뭉친 주민과 학교 측의 노력도 대단하다. 예술인 등 주민들은 돌아가며 '놀토'에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특기를 지도해주고, 학교는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하도록 잡무를 덜어주고 있다.
잔디운동장과 그림 같은 교정을 가진 화양읍 남성현초교(교장 김응삼)도 전교생 무료 원어민 수강, 바이올린 특강 등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학교의 모든 행사를 지역주민과 함께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도시 학생들이 유학오고 싶은 학교'로 유명세를 탔다. 학교 측은 "지난해 24명이던 전교생이 지금은 38명으로 늘었고, 대구·부산 등지에서 전학오겠다며 대기 중인 학생도 18명이나 된다"고 귀띔했다.
금천면 방지초교(교장 여영희)는 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역과 밀착된 교육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오수현 청도교육장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교사들의 열정에 주민들이 호응하면서 시골학교도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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