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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호가 맑아졌다…민물참게 30년만에 돌아와

▲ 어민들이 안동호에서 잡힌 민물참게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 어민들이 안동호에서 잡힌 민물참게를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안동호가 맑아졌다. 물속 10여m 아래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쪽빛 호수 물빛은 멀리서 봐도 물이 맑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올 들어 1급수 수질지표 생물인 민물참게가 호수 전역에서 무더기로 잡히면서 깨끗한 안동호 수질을 방증하고 있다.

안동호 수질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안동댐관리단이 측정한 최근 수질 자료에 따르면 상·하류 호수 전역의 평균 투명도가 무려 7.2m로 나타났다.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등 상류 수역은 더욱 양호해 깊이 10여m의 호수 바닥이 보일 정도다.

또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도 각각 1.4ppm과 2.7ppm으로 측정돼, 1b등급(BOD 2.0ppm, COD 3.0ppm 이하)을 훨씬 넘어서 가장 깨끗한 하천 호수 수질 등급인 1a등급 기준치(BOD 1.0ppm, COD 2.0ppm 이하)에 거의 육박하는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수중생물 서식조건에 필수적인 물속 용존산소량(DO)도 호수 전역의 평균치가 10.0ppm으로 측정됐다. 이는 1a등급 기준치 7.5ppm을 훨씬 웃도는 기록이며, 물속 총인(T-P)도 0.005ppm으로 1a등급 기준치 0.01ppm의 절반 정도로 낮게 나타나는 등 여름 호수 수질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안동호 수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호수에서 참게를 잡는 어민들도 신바람이 났다. 권명일(61·안동 임하면 천전2리)씨 등 안동호 내 어민들은 "자망을 호수에서 건져 올릴 때마다 물고기와 함께 10∼20여마리씩 민물참게가 걸려 부수입을 올린다"며 즐거워했다.

이처럼 안동호에서 민물참게가 잡힌 것은 댐 조성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안동시 권수준 내수면담당은 "안동호 수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호수 내 먹이사슬 등 참게 서식환경이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며 "팔당호처럼 참게어장 조성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지속적인 치게 방양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댐관리단 수질담당 정석원씨는 "30여년이 지나면서 인공호수가 안정돼 자연의 일부로 동화되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며 "상류 주민들이 생활 오폐수 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국내 1등급 수질 호수의 자리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로 인공호수 조성 16년째인 임하호는 아직도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해 투명도가 3.0m로, 안동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또 BOD와 COD도 각각 1.7ppm과 2.9ppm으로 비교적 높게 측정됐으며 총질소(T-N)와 총인도 1.266ppm과 0.016ppm으로 가까스로 1b등급 수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하댐 탁수현상은 댐 유역권 내 토양피복 사업 등으로 올해부터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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