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처음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望月池(망월지) 두꺼비 떼' 이야기는 대구시민들을 너나없이 들뜨게 하기 충분했다. 대구와 경산을 가르는 성암산(469m)-병풍산(428m) 市界(시계) 능선과 병풍산-안산(471m)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대구 시내 쪽을 향해 벌려 놓은 '욱수골' 속 그 저수지에서 무려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새끼들이 매년 봄 태어나고 있다는 게 그 내용이었다. 오랜 세월 침체를 계속하던 지역 분위기에 날아든 희귀한 생명과 희망의 뉴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대도시의 보물 같은 그 두꺼비 떼 대이동은 채 일 년도 못 채우고 막을 내렸다. 지난 한 달여간 겨우 2천∼3천 마리가 모습을 나타냈을 뿐 더 이상 행렬은 계속되지 않았다. 보전대책협의회가 구성돼 이동 여건을 향상시키고 저수지 유입수 관로를 정비하는 등 노력했으나 수십만 마리의 새끼들은 결국 저수지 안팎에서 죽은 채 발견되고 말았던 것이다. 수질 조사 전문기관과 생물학자가 나섰으나 몇몇 가능성이나 추정할 뿐 떼죽음의 원인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시민들의 충격과 안타까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말문이 막힌다. 수십만 마리나 죽었는데도 그 원인조차 모르고 넘겨서야 그 산란지 복원은 기대하기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200여 마리의 두꺼비를 보전하기 위해 무려 82억 원을 들여 생태공원을 만들었다는 청주 '원흥이 방죽'의 일을 남의 일로만 들어 넘겨서는 안 된다. 욱수골에도 서둘러 '두꺼비 생태공원'을 만들자고 했던 작년 가을 어느 시의원의 제안 또한 이참에 재고돼야 한다. 환경단체에 일을 미룰 게 아니라 대구시청이 책임 맡아 나서야 하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생명과 희망을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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