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3전당대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강재섭 대표가 주변정리를 시작했다.
강 대표는 26일 대구를 찾아 지역 국회의원과 경북지사, 대구시장 등 지역인사들과 고별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저녁에는 지난 20년 동안 자신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해 온 서구당원협의회 식구들과 자리를 갖고 대구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27일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나라당의 대선보고서인 '미래를 향한 시작'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사실상 자신과 고락을 함께해 온 현 지도부와의 '쫑파티'인 셈이다.
사실 그는 한나라당이 대선보다 더 치열했던 경선과 대선, 총선까지 성공적으로 치르고 2년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친 최초의 대표지만 친이와 친박 간의 계파갈등이 심화되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26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지역인사 오찬자리에 참석한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강 대표를 "경선과 대선, 총선 등 3대 선거를 성공시키면서 정권을 되찾고, 소선구제 하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는데 성공하는 두가지 기록을 세운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지난 총선에 출마하지 않아 전당대회를 끝으로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 그는 27일 "당분간 완전히 잊혀지고 싶다"면서 "견문도 넓히고 그동안 겹겹이 쌓인 찌꺼기도 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기간 휴식을 가진 뒤 오는 9월쯤 자신과 가까운 의원을 비롯한 학계와 재계인사 100여명이 참여하는 연구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 재단에는 이종구·김성조·이명규·나경원·박보환 의원 등 친강의원뿐만 아니라 주호영 의원 등 친이의원들도 다수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강 대표의 향후 행보가 5년 후 대선구도를 겨냥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강 대표 측은 "향후 정치행보를 겨냥한 연구소가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쌓은 경험을 정리하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정치적 계산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강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역할을 하게 됐지만 곧바로 그만두게 돼서 안타깝다. 대구경북을 위해 도와줄 기회가 있다면 무엇이든 맡겠다"면서 자리에 관계없이 지역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뜻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의 다음 정치행보는 향후 정국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즉 그가 꾸준히 차기 총리후보로 오르내리는 것이나 서울 수도권지역 재보선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은 향후 정국에서 강 대표와 같은 화합형 지도자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연결돼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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