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08'이 이제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방송이나 언론마다 선수 이름들이 제각각이다. 이름은 하나인 게 분명하니 '이명동인'(異名同人)'인 꼴이다. 외래어를 둘러싸고 겪는 혼란, 과연 어느 이름이 맞는 것일까?
국립국어원의 표기 준칙에 따라보자.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는 호날두가 맞다. 하지만 같은 영문 스펠링인 브라질의 호나우두는 '호나우두(Ronaldo)'가 맞다. 이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모두 포르투갈어를 쓰지만 실제 발음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Ronaldinho'는 호나우디뉴, 호나우딩요 등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di'가 '지' 발음이 나므로 호나우지뉴로 쓰는 게 맞는 표현이다.
외래어표기법 중 국립국어원의 대원칙은 '현지 발음을 준용해서 적는다'이다. 정부·언론이 함께 구성하는 외래어심의위원회가 격월로 회의를 열어 자주 사용되는 외국 고유명사와 일반 명사의 한글 표기를 통일하고 있다.
가령 네덜란드의 공격수 '뤼트 반 니스텔로이(Ruud van Nistelrooy)'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로, '아르엔 로벤'은 '아르연 로번'이 정답. 'PSV에인트호벤'은 '에인트호번'으로 써야한다. 우크라이나의 골잡이 '안드레이 셰브첸코'는 '안드리 셉첸코'로, 체코의 미드필더 '네드베드'는 '네드베트'가 된다. 독일의 미드필더 '미하엘 발락'은 '발라크'로, 잉글랜드의 17세 신예 공격수 '테오 월코트'도 원어 철자인 'Theo Walcott'의 영어 발음에 맞춰 '시오 월컷'으로 표기한다. 러시아 출신의 종합격투기 선수 '예멜리아넨코 효도르(Emelianenko Fedor)'는 '표도르'가 통일된 한글 표기다.
예전 표기가 굳어진 경우 관용적 표기를 허용하기도 한다. 네덜란드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표기법에 따르면 '판 고흐'라고 해야하지만 관용적 표기를 인정해 '반 고흐'라고 인정했다. 네덜란드인인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딕 아드보카트(Dick Advocaat)'는 '딕 앗보카트'로 적어야 하지만 예전대로 '딕 아드보카트'로 적는다.
장성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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