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핵 신고서를 제출한 북한이 27일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지난 22년 동안 이곳에서 피어오르던 연기는 곧 북핵 위기의 상징이었기에 이를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 이곳은 이미 북핵 불능화 프로그램에 따라 허울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북한이 껍데기만 남아 있던 냉각탑을 국내외 언론의 주목을 이끌며 폭파한 것은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커다란 진전을 보여주는 새로운 상징이다. 북한의 핵 신고서 제출은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중요한 진전이고 냉각탑 폭파는 핵 불능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북한은 이번 이벤트를 통해 비핵화 의지가 있음을 전 세계에 천명했다. 미국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불능화를 위한 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등의 족쇄 풀기를 고려하고 나선 것도 고무적이다. 북한이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되면 수출관리법, 대외원조법 등 여러 가지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는 국가 신인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북한의 경제 상황도 나아질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를 계기로 개방의 길로 나서고 국제적으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번 핵 신고서 제출이나 냉각탑 폭파는 과거사의 고백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신고서에 핵무기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북한은 핵무기 관련 세부사항은 신고할 시점이 아니며 추후 협상을 통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다. 북한이 가진 핵을 포기토록 하는 것이 쟁점인데 정작 북한은 이에 대해 아직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를 끝까지 협상 카드로 보듬고 가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이미 북한은 수차례나 약속을 어긴 바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제네바 기본 합의를 어기고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속해왔고 급기야 2006년에는 핵실험까지 했다.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북한의 몫이다. 그래서 이벤트는 계속되어야 한다. 그 마지막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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