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사람이 있다. 지역민들의 기질을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된단다. 기획재정부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 등 우리나라의 미래 전략을 맡고 있는 박철규(51) 미래전략정책관.
박 정책관은 "대구·경북이 잘살기 위해서는 지역의 전통적인 이미지를 적극 부각, 산업에 접목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이 정치권에 휩쓸리면서 다른 지역으로부터 수구·꼴통 등으로 왜곡돼 알려져 왔는데, '우직하다' '강단있다'는 등 원래의 기질을 이미지화, 산업과 접목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 "음식문화만 해도 지금까지는 전라도 등이 부각돼 왔지만, 앞으로는 대구·경북 지역의 거칠고 질박한 전통 음식이 웰빙 조류와 맞물리면서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나아가 이 같은 기질이나 지역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설화 등도 적극 발굴해 영화나 연극, 혹은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단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신재생 혹은 대체 에너지 쪽으로 급속도로 옮겨갈 것"이라며 "지역도 이 같은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풍력과 태양광의 개발 속도가 선진국에서 빨라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대구·경북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 소백산맥 지역 등을 중심으로 풍력을 개발할 수 있고, 일조량 역시 다른 시·도보다 풍부하다고 했다.
결국 신성장 동력 발굴에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미래에 뭘 먹고 살아야 할지 큰 고민을 하지 않고, 다른 나라 등에서 특정 산업이 성공하면 뒤따라가는 식이었으나, 이렇게 해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고 미래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 발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진국에서는 미래학 연구가 활발하지만 국내에선 일천할 뿐이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미래 전략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부서조차 올해 들어 재정부에 미래전략정책관실이 신설된 게 사실상 처음이란다. 몇년 전 정보통신부 등에 비슷한 부서가 신설됐으나 특정 분야에 한정됐을 뿐이라는 것.
박 정책관은 "다른 지자체에서 성공한 산업, 혹은 많은 지자체에서 서로 하려고 하는 산업들을 뒤따라갈 게 아니라 지역적 특색을 토대로 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미 전자산업을 토대로 IT 산업의 기반이 조성돼 있는 만큼 다른 시·도보다 신산업 육성에 유리한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IT는 모든 산업의 인프라 격으로, 이것 없이는 어떤 산업도 첨단화·고부가가치화시키기 어려우며 섬유나 철강 산업 등도 IT와 접목하게 되면 고부가가치화될 수 있다는 것.
경주 출신인 박 정책관은 같은 부처의 김화동 재정정책국장과 대학 동기(영남대 법대)이자 행정고시 동기(24회)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모두 재정경제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나 재경원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눠진 이후 박 정책관은 재경부, 김 국장은 예산처에 소속됐다가 두부처가 올해 합쳐지면서 다시 만나게 됐다. 박 정책관은 서기관 때인 1996년 1월부터 1년 6개월 정도 경북도에서 당시 이의근 지사의 경제보좌관직을 맡아 중앙 경제부처와의 연결 고리 역할을 맡기도 했다.
등산과 마라톤을 시작한 게 5년째이며 덕분에 담배까지 끊게 됐단다. 친구들을 따라 등산을 갔다가 자신이 뒤처지는 데 자극을 받아 담배를 끊었으며, 내친김에 마라톤까지 시작했다는 것. 마라톤 대회에는 매년 봄과 가을 두차례 풀 코스로 참가하고 있으며 "지금은 서브 포(4시간 이내 완주)이지만 서브 스리(3시간 이내 완주)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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