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뷰] 지식경제부 정동창 미래생활섬유과장

"대구섬유 포기하면 시장도 없어져"

지식경제부 정동창(49) 미래생활섬유과장은 마치 대구시 섬유패션팀 공무원 같았다. 인터뷰를 온통 대구 섬유에 관한 이야기로만 채웠기 때문이다.

"세계 패션 시장이 무려 1천200조원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대구의 잠식력은 0.4%에 불과합니다. 대구가 섬유를 포기하는 순간 방대한 시장도 날아가 버리고 맙니다". 정 과장의 인터뷰 서두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섬유·패션 시장이 이렇게까지 큰지 몰랐다. 세계 시장의 절반을 석권할 경우 대구시는 향후 6백년을 먹고 살 수 있을 것 아닌가.

정 과장은 "대구는 이미 국내 섬유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서 "원사·직물·봉제 공정을 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도시이고, 특히 섬유개발연구소 등 연구 개발력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추켜세웠다. 대구가 1천200조원 시장의 첨병 역할을 하라는 격려다.

도태 산업, 사양 산업으로 낙인된 섬유지만 정 과장은 섬유의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했다. "앞으로 섬유산업의 키 포인트는 연구 개발"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에서 칼로 찢어지지 않을 만큼 강한 원사(수퍼 섬유)를 개발했는데 앞으로 군용·산업용 등 쓰일 데가 많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돈이 되는 겁니다. 이런 것을 매년 두 세개만 만든다고 하면 5년 내 대구의 먹고 사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 과장에 따르면 최근 해외에서 심전도까지 체크 할 수 있는 원사가 개발됐다고 한다. 이 업체가 돈 방석에 앉는 일은 시간 문제라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실패한 산업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엔 "과거엔 하드웨어(공장) 짓는 데만 돈을 투입했고, 연구 개발은 거들떠 보지 않았습니다. 또 대량 생산만 주력했던 터라 소량·다품종 생산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도 맞지 않았습니다. 이제 원사 개발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제품의 스피디한 생산력을 갖춘다면 경쟁력 있는 브랜드도 만들어 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고 했다.

행시 34회인 정 과장은 중기청을 거쳐 산자부 유통·산업을 담당했다. 고향 영덕에서 일찍이 대구로 나와 대륜고를 졸업했고 김형렬 수성구청장과 동기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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