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李 대 親朴, 勢대결 '노골화'

한나라 당권 선거, 잇단 계파별 모임 맞대응

한나라당 차기 당권주자 선거전에서 박희태 전 의원과 허태열 의원 및 정몽준 최고위원 간의 3강구도가 굳어지면서 각 후보들의 막판 세몰이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다음달 3일인 전당대회일이 가까워지면서 친박계의 결집이 눈에 띄게 강화되자 친이계도 세규합에 나서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친이대 친박구도를 경계해 온 박 전 의원 측은 30일 오후의 친이계의 대규모 회동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초 별 어려움 없이 초반의 대세론을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던 박 전 의원 캠프는 친박주자로 허 의원이 나서면서 3파전 구도가 형성되자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택한 것이 친이계 주류 측에 위기의식을 전달하는 것.

친이재오계의 좌장격인 안경률 의원이 주재하는 이날 신촌 회동에는 친이재오계뿐 아니라 범(汎)친이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100여명이 초청됐다. 대선 이후 주류 측이 그룹별 회동 이외에 범계파 차원의 대규모 공식모임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외부의 시선을 의식,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인사들은 회동의 목적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당 안팎에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와 관련된 얘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지만, 3일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앞두고 범친이계의 입장 정리를 위한 모임이라는 성격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친박계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당주류 측이 당화합을 주장하면서 한편으로 계파별 대결구도를 조장하고 나선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언급하면서 친박정서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맞춰 친박인사들도 각종 비공식적인 소모임을 가지면서 친박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자신의 지지자가 펴낸 '왜 박근혜인가'란 도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이 출판기념회에 허 의원과, 김성조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친박인사들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자연스럽게 친박계 모임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친박표들이 뭉치고 모습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면 친박표들은 더욱 응집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같은 친이와 친박후보들의 세결집양상에 대해 정몽준 최고위원은 계파별 줄세우기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정 최고위원은 "계파이익을 내세운 줄세우기와 네거티브 선거는 해당행위"라고 규정하고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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