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1년 만에 輸入에 밀리는 한국 輸出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한국경제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0일까지 수출은 1천988억 달러, 수입은 2천95억 달러로 약 107억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수입에 밀리기는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원유 수입대금이 올 들어 60%나 급증한 탓이다. 정부는 올해 원유 수입가격을 배럴당 평균 71달러로 보고 130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했으나 이제 적자로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이미 130달러를 돌파한 상황이니 정부의 예측이 너무나 빗나간 것이다.

수입이 수출을 초과하는 入超(입초) 현상으로 한국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꺼지고 있는 비상 상황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당장 에너지를 적게 쓰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뒤늦게 유가가 150달러를 넘으면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차량부제 확대, 냉난방'조명 제한 등 강제 절약조치를 시행하고 170달러를 넘으면 민간부문으로 에너지 사용 제한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려면 국민 모두가 똘똘 뭉쳐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데 지금 같은 분열상황으로는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한 언론사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대 그룹 최고경영자의 55%가 "경영환경이 97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거나 더 어렵다"고 대답했다. 당시에는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국민적 단결력이라도 있었으나 지금은 국가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지금 한국경제는 컨트롤 타워가 없다. 국회는 한 달째 파행을 하고 있고 불법시위는 그칠 줄을 모른다. 우리가 지금 한가하게 내부 마찰로 국력을 소모할 때인가, 국민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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