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말년이지만 할 말은 하겠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자신의 표현처럼 '제대 말년'이다. 그의 임기는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7·3 전당대회까지 사흘 남았다. 그러나 그는 제대날까지 당과 정치 현안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말년 병장' 강 대표는 3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조건없는 등원을 거듭 촉구했고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전당대회를 차분하고 품격있게 치러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불법 폭력시위는 공동체의 평화와 이익을 깎아내리는 해충과도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정치권과 국민 모두 이성을 찾아서 차분히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대표는 이날 낮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면서 고별 정례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이 대통령이 퇴임을 앞둔 강 대표를 위로하고 그간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양측은 설명했다. 그동안의 정례회동처럼 조찬형식이 아니라 오찬이 된 것은 이 대통령이 강 대표 격려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특별히 무거운 이야기는 오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각론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안이 산적한 만큼 당내외 문제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특별히 이 대통령에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준비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 대통령이 여러가지 조언을 부탁하면 떠나는 입장에서 편안하게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대표는 이에 대해 청와대로 떠나기 전 "이미 현안에서 떠났다"며 "사실상 대표직을 떠났는데 더이상 현안에 대해 당의 입장을 전하고 말고 할 만한 입장이 아니다. 현안 얘기는 그만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강 대표가 그동안 고생을 하셨으니까, 당을 잘 관리해온데 대한 노고를 치하하고 향후 행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 대표는 누차 당분간은 아무것도 하지않고 머리에 낀 때를 벗기고 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향후 행보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당직자들과 만찬을 갖고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할 예정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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