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이 다시 시작된 지난 주말경부터 산지 한우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 쇠고기의 시중 유통 소식에 산지 한우값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돼지값도 덩달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축산·양돈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주 안강장에서 암소 큰소(600㎏)가 384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4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발표 이후보다도 50여만원, 지난해 6월 480만원선에 비해 100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수소는 하락폭이 더 컸다. 산지가격이 36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490만원에 비해 무려 130만원이나 떨어졌다.
큰소 가격 추락의 여파는 송아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6개월 된 암송아지는 186만원, 수송아지는 178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씩 하락했다. 수입산 쇠고기가 본격 시중에 출하될 경우 송아지값 추락세는 더 심화될 것으로 축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경룡 경주시청 축산물유통 담당은 "한우 사육에 대한 기대 이익이 사라지면서 중간 정도의 한우가 시장에 홍수출하될 가능성이 높다"며 "7월 한달간 산지 한우값이 요동을 거듭한 다음 8월쯤 가서야 어느 정도 선에서 거래가가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주축협의 한 관계자도 "당장 불안하다고 홍수출하를 하면 결과적으로 한우 기반이 붕괴되고 말 것"이라며 "농가들이 자중을 하면서 시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주지역에서는 전국 최대 규모인 6천여농가에서 6만여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30일 이후 안동을 비롯한 북부지역 가축시장에서도 6개월 암송아지가 150여만원에 거래돼 정부의 암송아지 보전가격인 165만원을 이미 밑돌기 시작했다. 심지어 한우 소비감소로 인해 매매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어미소와 수송아지가 180여만원에 같이 거래되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축산농들은 "정부가 암송아지 가격 보전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밑도는 거래에 대한 보전방법이나 30만원으로 한정된 보전액 등이 현실성이 없다"며 "사료값 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에서 쇠고기 파동으로 한우 소비가 감소된 데다 정부의 가격 보전대책도 부실하다"며 한숨을 지었다.
안동시한우협회 이재환 지부장은 "어제 가축시장에서는 400㎏ 어미소가 200만원 이하에 팔리기도 했지만 거래조차 안 되고 있다"며 "한우도 쌀처럼 소득보전직불제를 실시하고 원산지표시단속 강화와 한우산업 안정화 정책 등을 통해 축산농가가 살길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 했다.
상주 우시장에서도 지난주 장날 큰소 가격이 암소는 350만5천원으로 9만2천원이 하락했으며 지난해 말 490만3천원대보다는 무려 140만원가량 떨어졌다. 거세수소도 작년 말 454만4천원에서 지난주 284만2천원으로 폭락했다. 6~8개월 된 송아지의 경우 지난해 200만~217만원대에서 160만~190만원대로 하락했다.
영주 우시장의 경우 암송아지 가격은 마리당 5만~6만원선 낮게 거래된 반면 암·수소의 가격변동은 없었다. 영주 축협에 따르면 4~5개월짜리 암송아지 평균 거래가격은 165만~170만원, 6~7개월짜리 암송아지는 180만원선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5만원선 하락했다는 것.
수입 쇠고기 유통 여파로 앙돈농가에도 불똥이 뛰었다. 조류 인플루엔자에다 광우병 파동으로 돼지고기 수요가 한동안 늘어나는 바람에 100㎏ 산지 돼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33만여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20만원선에 비해 12만원이나 오른 것.
그러나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시장에 출하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리당 5만원 이상 곤두박질쳤다. 경주지역 돼지 사육농가들은 "수입 쇠고기가 헐값으로 시중에 나오면 한우농가보다 돼지사육 농가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뚜렷한 대책도 없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라고 허탈해 했다.
최윤채 이홍섭 엄재진 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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