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4지구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백화점, 대형소매점과의 생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 현대화, 품목 다변화, 고객 서비스 개선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유난히 더울 것이란 기상청 예보에 맞춰 서문시장 4지구는 최근 낡은 중앙집중식 에어컨을 400여대의 천장형 최첨단 제품으로 모두 교체, 백화점 못지않은 시원한 쇼핑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와 대구시, 중구청으로부터 시장 현대화 사업비를 지원받았지만 총 공사비 23억원 중 10%는 상인들이 부담했다. 정진식 서문시장상가연합회 부회장은 "천장형 최신 에어컨으로 바꾼 뒤 이전 중앙집중식보다 훨씬 더 시원해 1, 2, 3층 손님이 30%씩 골고루 늘었다"고 자랑했다.
고객의 취향에 맞춘 시장의 품목 다변화도 상권 활성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는 1층 액세서리·한복·커튼·각종 소품, 2층 한복·이불, 3층 캐주얼 의류 등 750여개 점포를 갖추고 있다.
품목 변화의 바람이 가장 거센 곳은 3층 옷가게들이다. 요즘 40대, 50대 여성들도 젊은 스타일을 선호해 예전에 30대, 40대가 입는 옷을 즐겨 찾고 있다.
때문에 3층 250개 점포 중 150여곳이 캐주얼을 취급, '젊은 옷가게'로 바뀌었다. 옷 종류도 반바지, 미니스커트, 망사조끼, 블라우스, 재킷, 남방 등 다양하다. 3층에서 캐주얼 전문점 '신세계'를 운영하는 조봉수씨는 "여성들의 캐주얼 선호 경향이 뚜렷해 이전보다 옷차림이 10년정도 낮아졌는데, 50대가 30대 옷을 입는 경우도 흔히 볼수 있다"고 말했다.
1층의 경우 액세서리 가게가 50여곳으로 늘었다. 아기자기한 멋을 추구하는 20대, 30대 젊은 고객들의 발길이 4지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층 한복, 이불 가게들도 시원하고 넓은 혼수종합상가의 면모를 갖춰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서문시장 4지구는 점포세가 다른 지구보다 싼 편이라 물건값도 저렴하다. 올들어 각종 물가가 뛰면서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보다 싼 제품을 찾는 서민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강철수 3층 부회장은 "4지구는 서문시장에서 도매기능이 강하기 때문에 실속을 추구하는 알뜰한 주부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상권이 활성화되고 젊은 고객이 늘면서 4지구엔 빈 점포를 찾아보기 어렵다. 2년 전에만 해도 곳곳에 빈 가게가 눈에 띄었지만 요즘엔 가게를 얻으려는 대기자들이 50명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늘어난 손님들을 단골 고객화하기 위해 4지구는 친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가게 400여곳이 친절교육을 받았지만 고객 서비스 개선차원에서 이를 확대하는 중이다.
배중일 번영회장은 "4지구의 경우 백화점 못지않은 시설에 물건값이 싼데 여기다 친절을 덤으로 준다면 장사가 잘 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병곤기자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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