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는 봉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이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세탁용 세제 등 생필품과 휘발유, 수입 종합비타민, 수입자동차 등 11개 품목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진국은 물론 아시아 경쟁국에 비해서조차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치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수입 자동차는 국내 수입차 가격을 100으로 했을 때 미국은 44.3, 일본은 40.5에 불과했다. 국내 가격이 이들에 비해 2.5배 정도 비싸다는 의미다. 수입종합비타민 가격은 미국의 5배에 이르렀다. 밀가루나 설탕, 식용유 등은 국내 가격이 선진국보다 밀가루는 53%, 설탕은 21.6%, 식용유는 42.5% 비쌌다.
왜 우리 국민들이 생활용품에 이처럼 비싼 가격을 치러야 하는가. 이번 조사 품목들을 보면 제각각 비싸게 팔리는 이유를 갖고 있다. 수입 종합비타민의 경우 수입원가 6천 원짜리가 시중에서 2만6천 원에 팔리는 것도 있었다. 이는 현 약사법이 실질적으로 독점판매권자 외에는 병행수입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아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자동차는 32%를 웃도는 높은 자동차세와 고가 마케팅, 높은 유통마진이 복합된 결과다. 세탁용 세제가 비싼 것은 상위 4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어서는 과점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전 생필품에 대해 가격형성과정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짚어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국제유가나 곡물가 인상탓만 하고 있어서는 물가잡기는 글렀다. 국민소득수준이 낮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G7 국가들 보다 더 비싼 가격에 생필품을 사고 있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고물가에 주눅 든 서민들을 허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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