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에다 물가까지…서민 경제 '파탄날 판'

지난달 대구경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인 6%대로 치솟은 데 이어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속속 인상되면서 서민 가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금리 오름세가 물가 상승과 함께 가계의 소비 여력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처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달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했다. 기업은행도 이달초 신용대출 금리를 지난달 초보다 0.10%포인트 높였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기간에 관계없이 일제히 0.05%포인트 인상했다.

금융업계는 은행들이 은행채와 CD 발행을 지속하고 있어 신용대출 금리의 상승세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대구와 경북지역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6.0%, 6.8%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승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 이후 9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1일 대구경북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7(2005년 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급등했다. 경북지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1.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올랐다.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더욱 가팔라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대구와 경북은 각각 7.8%, 8.6% 급등했다.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5.5%를 기록했으며, 정부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중 관리하겠다고 한 이른바 'MB물가'에 포함된 52개 품목 중 26개가 1년 전에 비해 값이 올랐다. 반면 내린 것은 9개에 그쳤다.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판매되는 주요 수입품 값이 미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보다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와 세제·종합비타민도 국내 판매가격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생필품 11개 품목에 대해 선진 7개국(G7)과 아시아 주요 국가의 판매 가격을 비교해 1일 발표한 결과, 국내 판매가격이 9천150만원인 한 중형 수입차는 미국(5천676만원)보다 61% 비쌌다.

한편 정부가 상반기에는 가까스로 공공요금을 억제했지만 하반기에는 결국 전기, 가스, 버스 등 공공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업계는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들의 제품값 인상이 1일자로 단행됨에 따라 이를 원자재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의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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