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원작소설 '공중그네' '인더풀'이 연극 '닥터 이라부'로 무대에 오른다. 소설 '공중그네' '인더풀'은 일본에서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국내에도 팬들이 많다.
연극 '닥터 이라부'는 세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 에피소드 '고슴도치'는 실력을 인정받는 조폭이자 아스팔트파 행동대장인 강철근이 사실은 선단공포증, 즉 날카로운 것만 보면 공포에 휩싸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폼에 살고 폼에 죽고, 강한 남자라고 자부하는 조폭이지만 날카로운 이쑤시개나 볼펜만 봐도 숨이 막히고 오금을 못 펴는 것이다. 강철근은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찾아가고, 괴상한 의사 이라부와 간호사 마유미는 주사바늘을 찔러댄다.
두번째 에피소드 '도우미'는 스스로 잘났고 베테랑이라고 생각하는 27세 도우미 모델이 겪는 이야기다. 이혜리는 탤런트를 꿈꾸는 아가씨로 타고난 몸매와 약간의 수술을 이용해 꽤 괜찮은 외모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해 탤런트가 되지 못했을 뿐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그런 이혜리에게 요즘 꽤 많은 수의 스토커가 생겼다. 이혜리는 상담차 이라부 정신병원을 찾는다. 그런데 어이없게 생긴 의사 이라부는 자기가 좋다고 덤비고 날라리 간호사는 감히 자기 앞에서 몸매 자랑을 한다.
세번째 에피소드 '아! 너무 섰다'는 발기부전증의 반대인 지속발기증에 걸린 한 남성의 고통과 이를 부러워하는 이라부의 이야기다. 지속발기증으로 고통받는 김선남은 치료를 받을 길도 없다. 희귀한 증상이라 비뇨기과에서도 손을 못 쓴다. 김선남은 창피하고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회사에서도 이불을 덮고 지내는 형편이다. 고통을 견딜 수 없어 이라부 정신과를 찾아갔지만 의사는 오히려 김선남을 부러워한다.
연극 '닥터 이라부'는 정신과가 배경이지만, 심각한 정신 질환자들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조금씩 느끼는 강박증을 가볍게 풀어내고 있다. 또 누구나 남몰래 가질 수 있는 콤플렉스를 치료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던 사람들은 닥터 이라부에게 고민을 털어놓지만 이라부의 처방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걱정하지 마라. 남 눈치 보지 마라. 감정에 충실해라.'
원작소설 '공중그네'는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특급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러나 이 원작소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이게 무슨 이야기 축에나 드느냐?' '수준 이하의 유치한 글이다'는 평가와 '정말 재미있다'는 평가가 맞서고 있다.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는 반응도 있고 '도대체 무엇이 웃긴지 모르겠다'는 독자들도 많다.
▶공연안내=10일∼8월 3일.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4시, 7시.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없음). 문화예술전용극장 CT. 053) 256-0369.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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