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박동, 세포 주기, 생체 시계와 같은 주기성을 가지는 생체 회로의 조절 원리가 국내 과학자가 참여한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포스텍 시스템생명공학부 박사과정 최윤섭(25)씨는 스탠퍼드대학과의 공동 연구에서 유전자 혹은 단백질 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생체 회로의 주기성 조절 원리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조절 이상에서 생기는 암·당뇨 등 난치성 질환들의 원인 연구에 크게 기여할 전망으로, '사이언스' 인터넷판 최신호(4일자)에 실렸다.
심장의 규칙적인 박동, 세포의 분열, 사람이 일정한 수면주기를 가지게 하는 생체시계와 같은 현상은 모두 생명체에 내재하는 유전자나 단백질들의 회로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반복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생체내 회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심장 박동 속도나 세포 분열 속도를 정확하게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생체 회로의 주기성 유지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2000년 미국 프린스턴대의 스태니슬라스 리블러 교수팀은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을 인위적으로 설계해 일정한 주기를 가지는 '진동유전자회로'(Oscillatory genetic circuit)를 개발, '네이처'에 발표했다. 하지만 이 생체 회로의 주기와 진폭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불안정했으나 그 이유는 지금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최씨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이러한 생체 회로의 안정성 유지 메커니즘에 대해 해답을 제시했다. '양성 되먹임 고리와 음성 되먹임 고리에 의한 견고하고, 조절 가능한 생물학적 회로'라는 이번 논문에서 최씨는 생체 회로들의 주기성을 수학적 모델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혔다.
최씨는 포스텍 박사과정 학생으로 스탠퍼드대학의 제임스 페럴 교수(포스텍 겸직교수) 연구실에 방문 연구원으로 파견돼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연구를 수행, 공동 제1저자로 이번 논문을 발표했다. 최씨는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체 조절의 근본 원리를 새로운 관점에서 발견해 제시한 것으로 난치성 질환연구와 생물체를 이용한 의약품이나 수소에너지의 안정적 고효율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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