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정세균 체제 과제와 전망은?

'호남당' 극복 차기 집권 토대 구축

민주당은 6일 정세균 대표 체제를 출범시키고 '당 화합'을 내걸었으나 앞으로 갈 길은 험난하다. 정 대표 체제는 수권능력을 지난 대안있는 야당의 모습은 물론 이번 경선 과정을 통해 드러난 '호남당'이란 한계에서 벗어나 전국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하는 2가지 숙제를 떠안고 있다.

정 대표는 1차 투표에서 57.6%를 얻어 당선됐지만 이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당내 조직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결과로서, 지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그의 압도적인 승리는 옛 열린우리당계를 비롯한 당내 주류 측의 대대적인 지원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선 오히려 추 의원에게 열세였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 앞서 대의원을 배분하면서 영남을 철저히 홀대했다. 이 때문에 영남 지역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은 전당대회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큰 진통을 겪었다. 4·9총선 득표율에 따라 지역별 대의원을 배분하다 보니 민주당 득표율이 높았던 호남지역에 자연스럽게 대의원이 더 많이 배정됐다. 그 결과 정 대표의 당선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그래서 이번 전대에서 자신의 위상을 '호남당'으로 스스로 위축시킨 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차기 집권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선 당을 운영하는 방법부터 확 바꿀 것"이라며 "모두 포용하고 힘을 합쳐 유능한 대안정당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경선과정의 일은 없었던 것으로 저는 이미 마음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영남권과 여성 배려 부분에 대한 질문에는 "친소관계를 뒤로하고 여성 최고위원이 필요하고 영남지역 당선자가 없어 영남을 배려해야 한다"며 "한 분은 영남 출신, 한 분은 여성으로 물색하겠다"고 대답했다.

당내 화합도 잘 될지 의문이다. 박상천 전 공동대표를 축으로 한 구 민주당계가 끊임없이 지분요구를 해올 것으로 보이는 데다 친노(친 노무현) 세력도 어떻게 배려할지 숙제로 떠안게 됐다. 지난 2월 통합 이후 열린우리당계와 구 민주당계는 '한지붕 두가족'식의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어 조정방안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 측은 당장의 내부 구조조정과 인사에서 '계파 안분'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해조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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