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7일 개각을 단행했으나 '찔끔 개각' 비판과 '대리 경질' 논란을 낳으며 인적 쇄신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전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월25일 취임한 이 대통령이 집권 4개월여 만에 대통령실장과 수석 전원을 교체하고, 장관 3명을 경질한 것은 외견상으로 대수술이다. 하지만 타이밍을 늦추는 바람에 기대했던 인적쇄신 효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문제가 된 사람을 교체하지 않아 신선감을 불러 일으키기는커녕 되레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다.
비판의 핵심은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 급등을 증폭시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이다. 청와대 전면 개편이 이뤄진 6월20일쯤만해도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3개 부처장관만 교체해도 국민들이 '쇄신'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 개각 이야기가 한달을 끌면서 국민의 눈높이는 '경제팀 대수술'에서 국무총리 교체론으로 까지 높아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개각을 질질 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각 언론이 하루 자고 나면 개각 대상자를 1명씩 늘려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강 장관 대신 최중경 1차관을 경질한 것은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통상 차관 교체는 개각과 시차를 두고 단행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례적으로 개각과 함께 최 차관을 교체함으로써 청와대 스스로 '대리 경질' 논란을 불러왔다. 때문에 무슨 이유로 이 대통령이 강 장관에 대해 이렇게 애착을 갖는지 알수가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물론 재정부 안을 들여다보면 고환율 정책에 대해 최 차관이 강 장관보다 훨씬 강하게 주장해 책임을 지는 게 맞다는 의견도 있으나 그 시기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전략 부재는 6·20 청와대 개편 때도 노출됐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과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등 '창업 공신'들을 모두 자르면서 청와대의 얼굴인 이동관 대변인을 유임시킨 것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에 대해 "당에 가장 많이 걸려오는 전화가 이 대변인은 왜 안바꿨느냐는 것"이라며 "청와대를 전면 개편했다고 하나 간판인 대변인이 그대로라 쇄신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농지 편법 취득을 싸고 주로 방송사로부터 연일 집중 공격을 받아 국민들에게는 '당연히 바뀌어야 할 사람'으로 인식돼 있는 상태였었다.
인사할 시기를 놓치고, 바꿔야 쇄신이란 평가를 얻을 사람은 바꾸지 않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이어지자 여권에서는 "청와대가 인적 쇄신을 했다지만 대통령 주변에 전략가는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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