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해외연수 과정에서 느꼈던 문화적 충격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부터 문화가 밥을 먹여 준다는 점을 믿고 안동지역 문화 살찌우기에 노력해 왔어요."
대관 중심으로 운영되던 안동시민회관 개관 10주년을 계기로 서울 등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굵직굵직한 공연문화를 유치해 안동문화를 살찌우고 있는 안동시민회관 공연기획 담당자 조한익(41·사진)씨.
조씨는 당시 국내 유명한 문화인들과 함께했던 해외연수에서 작은 도시들도 기획·초청 공연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돌아와 대관 중심의 시민회관을 고급 공연문화 중심시설로 탈바꿈시켜오고 있다.
요즘도 조씨는 뼈대 있는 안동 이씨 가문 종갓집 형제들의 티격태격 삶을 그린 '형제는 용감했다'의 공연준비에 여념없다. 오는 18, 19일 이틀간 공연될 이 작품은 한국의 전통 종갓집과 전통 장례식, 유림에 관한 다소 무거운 느낌의 내용들을 다루면서 힙합과 보사노바, 클래식 등 젊은 콘셉트의 소재음악으로 색을 입힌 창작뮤지컬이다.
집안과 인연을 끊고 백수와 만년 고시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석봉·주봉 형제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조의금 배분과 로또복권을 둘러싸고 밤낮없이 싸움하다가 어머니의 죽음의 비밀을 알고 서로 갈등을 해소해가는 것을 그리고 있다.
조씨는 "'형제는 용감했다'는 안동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며 "안동지역 주민들의 고급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안동문화를 살찌우는데 기여할 것"이라 했다. 건축학도 출신으로 시설관리분야에서 일해오던 조씨가 문화와 인연을 맺은 이후 2003년부터 지금까지 유치한 공연은 50여회.
손숙의 '어머니', 강부자의 '오구', 고 권정생 선생 추모작 '강아지 똥', 지난해 대학로 최고 인기작이었던 뮤지컬 '김종욱 찾기'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고급 문화 공연들이 수두룩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안동시민회관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자매결연을 성사시켰다. 그 첫 사업으로 7월 여름방학을 맞아 안동교육청 체험학습장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함께하는 국악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조씨는 "초창기 초청공연에 필요한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연간 13~15회의 공연으로 1만4천여명의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채워주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조씨는 안동에 필요한 공연이라면 세상 어디에서든 유치할 각오다.
최봉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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