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통, 설사, 혈변… 혹시 염증성 장질환?"

원인 불명확…가족력·장내 세균 발명 의심

원인불명, 완치불가의 질환, 염증성 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피가 섞인 설사나 복통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염증성 장질환 검사 장면(위)과 크론병 대장내시경 사진(아래).
원인불명, 완치불가의 질환, 염증성 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피가 섞인 설사나 복통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염증성 장질환 검사 장면(위)과 크론병 대장내시경 사진(아래).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병은 아니지만 생활의 서구화로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염증성 장질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원인 불명에 완치할 수 있는 질병도 아니기 때문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으로 대표된다. 복통, 만성 설사, 피가 섞인 변, 원인 없는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을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어떤 병이고, 방치하면 어떻게 되는지, 치료 방법은 없는지 등을 알아봤다.

◆염증성 장질환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의 점막 또는 점막 아래층에 국한된 염증으로, 피가 섞인 설사와 복통이 있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위에나 침범해 만성적으로 염증을 일으켜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염증성 장질환은 외국의 경우 15~35세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돼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발병 및 진단 평균 연령이 35~40세로 보고돼 있다.

◆원인을 모른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이름에서 왠지 여름철에 잘 걸릴 것 같지만 계절과는 무관하다. 그렇다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도 아니다. 단지 유전, 환경, 면역 등 복합적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가족 내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외국의 경우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0~20%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장내 세균이 발병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위생 상태가 좋아지고 항생제 및 백신 사용 등 깨끗한 생활양식으로 전환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염증성 장질환은 일반적인 장염과 달리 저절로 낫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하지 않고 그냥 뒀을 경우 복통, 설사, 혈변 등 증상이 지속되는데 크론병의 경우 심하면 장과 복벽 사이에 연결통로가 생겨 고름이 생기거나 복강 안이나 항문 주위 농양 등으로 수술까지 해야 할 경우도 있다. 또 염증성 장질환을 오랫동안 앓게 되면 대장암의 발생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는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 및 유지에 중점을 둔다.

◆진단 및 치료 방법은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에는 증상 및 진찰, 내시경 검사, 조직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이 필요하다. 특히 대장 내시경이 진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 이러한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단할 수 있지만 이러한 검사로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치료엔 주로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아미노 살리실산이 약물 치료에 사용되고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본다. 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고름집이나 항문 주위 질환 합병 증세가 나타난 크론병에는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로 잘 조절되지 않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장병익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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