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격보다 환경 먼저 고려 "세상이 건강해져요"

[트렌드]에코 슈머 Eco-sumer

주부 이성미(45)씨는 요즘 쇼핑을 할 때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예전엔 품질과 가격만 따졌지만 광우병 소동과 지구촌 곳곳의 기상이변 등을 보면서'환경'을 고려하게 된 것.

그래서 이씨는 최근 환경을 오염시키는 세탁세제 대신 세탁볼을 구입했다. 세탁볼을 사용하면 세제량을 줄여도 때가 잘 빠진다는 설명 때문이다. 세제를 고를 땐 형광표백물질이 들어있는지 꼭 확인한다. 비누는 가까운 공방에 가서 직접 만들어 쓰고 있다.

이씨는 "가족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기도 하지만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손자'손녀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소비기준을 바꿨다"고 말했다.

요즘 이씨 같은 에코슈머(Eco-sumer)들이 늘고 있다. 에코슈머란 생태학적으로 자연환경을 의미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을 고를 때 환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한때 전사회적으로 유행했던 '웰빙(well-being)'이 개인의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강조했다면 에코슈머들은 환경을 보다 중시한다. '사회적 웰빙'으로 개념이 확산된 로하스(lohas)족과 유사하다. 환경단체들이 벌이는 일회용품 줄이기, 장바구니 들기, 천기저귀나 대안생리대 쓰기, 프린트 카트리지 재활용 캠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에코슈머는 폭발적인 증가세에 있다. 환경부 산하 친환경상품진흥원은 지난해 말 한국의 친환경상품 시장 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02년 1조4천300억여원 수준에서 5년만에 10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친환경인증제품도 2002년 583개에서 지난해 말 기준 5천502개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에코슈머들이 크게 늘면서 기업들도 이들의 구미를 고려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유아복과 속옷에 주로 활용되던 유기농 면, 대나무 원사 등 친환경 소재들이 최근 캐주얼과 아웃도어까지 활용되고 있는 것. 패션업체는 친환경 브랜드를 따로 내놓는가 하면 대나무'숯'키토산 등을 활용한 친환경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로 제작한 배낭, 티셔츠를 내놓았고 재활용 섬유, 대나무 원사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는 추세다.

2차포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묶음판매 상품에 사용되는 2차포장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환경 훼손의 주범이다. 이마트의 경우 샴푸'생리대'컵라면'과자 등 18개사 31개 제품을 '그린 마일리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는 기존 묶음 포장상품에서 2차포장을 없앤 낱개 상품으로, 그린마일리지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이 상품을 구입하면 구매금액의 2%를 추가 포인트 적립할 수 있다.

직접 세제나 비누, 생리대 등을 만들어 사용하는 시민단체등의 강좌도 인기다. 대구녹색살림생협 에코솝 신명진 팀장은 "4년째 매주 한차례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데, 입소문이 퍼지면서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든 비누 등은 안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녹색 구매 가이드 라인

▶ 눈부시게 흰 화장지? NO!

흰색 화장지를 만드는 과정에선 다량의 표백제가 사용된다. 염소계 표백제는 독성이 높아 수질오염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형광표백제를 사용한 화장지는 건강에 해롭다. 색깔이 다소 어둡더라도 재활용 화장지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 날씬한 형광램프

굵기가 매우 가는 슬림형 형광램프는 굵은 제품보다 수은 함량과 전력소비량이 적으면서 수명이 길다. 슬림형 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에너지는 20% 절약, 폐기시 유리 및 수은 쓰레기 배출량은 30~50% 감소, 수명은 50% 가까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유리테이프 대신 종이테이프

흔히 사용되는 합성수지 계열의 접착테이프는 제조과정에서 에너지 소비가 많고 대기'수질 오염물질이 발생되며 재활용이 안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신 종이로 된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자.

(출처-녹색구매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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