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대학병원들 몸집불리기 경쟁

대규모 암센터 등 신·증축…지각변동 예고

대구의 대학병원들이 몸집 불리기에 대거 나서는 바람에 지역 의료계에 매머드급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경북대병원이 칠곡병원 신축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어 대구가톨릭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등도 잇따라 대규모 증축 및 암센터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이 '새판 짜기'에 돌입한 것은 부지, 병실, 시설 등 현재 병원 규모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구 도심이라는 입지와 병원이용 인구 등의 한계에 부닥침에 따라 새로운 활로 개척을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도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현재 남구 대명4동 병원내 야산 부지에 대규모 병원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고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노인의료진료센터, 병실, 연구실 등으로 사용될 이 건물은 최소 10층에서 최대 20층으로 조성될 예정이며 현재 남구청과 협의 중이다.

이 병원은 병원 내 시설 증축을 우선 추진하면서 수성구나 동구에 분원 및 대학원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후보지로 수성구 고모동과 동구 대구선 이설 부지인 안심연료단지 부근이 거론되고 있는데,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성공 여부, 부지 매입 조건 등에 따라 건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이들 부지에 13만평 규모의 VIP용 병원 및 의과 대학원 건립이나 3만평 규모의 대학원 및 병원 건립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대형병원이 없는 동구 반야월 지역 및 수성구는 물론이고 영천, 경산 등 대구 인근 지역의 환자를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대규모 병원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달서구 신당동) 내 2만평 부지에 의과대학, 간호대학 신축과 함께 1천병상 규모의 병원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현재의 동산병원은 매각하지 않고 건강증진센터 등 3개 센터를 중심으로 특화·전문화시켜 양대 병원 체제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다음달말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조만간 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해 본격적인 신축사업 추진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남대병원도 암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병원 측은 현 병원 건물 동편 주차장에 연면적 1만7천400㎡, 지하 3층·지상 13층, 200~300개 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계획중이다. 암센터 건축비에 350억~4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착공할 계획이다. 영남대병원은 조만간 외부 용역업체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뒤 교수회 등에서 공론화를 거쳐 규모와 시기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3월 칠곡병원(북구 학정동) 건립 공사를 시작, 내년 완공 및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17% 정도다. 경북대병원은 지상 9층·지하 3층, 연면적 5만3천500㎡ 규모의 칠곡병원(260개 병상)이 들어서면 지상 5층·지하 1층 연면적 9천340㎡의 암센터, 지상 7층·지하 1층 연면적 1만6천842㎡ 규모의 노인보건의료센터(230개 병상)와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병실 등 부족한 시설을 확충하지 않는 한 환자 적체 및 경영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대구 및 서울 대형병원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 확충을 통한 인프라 구축과 획기적인 시스템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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