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현의 보석이야기] 7월의 탄생석 '루비'

빨간색이 주는 강렬함 때문이었을까? 옛날 사람들은 루비를 태양의 돌로 믿어왔고 이것을 갖게 되면 부와 건강 그리고 지혜까지도 가질 수 있다고 믿었다. 또한 루비 반지를 왼쪽 손에 끼거나 루비 브로치를 상의 왼쪽에 장식하면 적으로부터 해방되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준다고 믿었다.

루비는 열정, 사랑을 상징하는 보석으로 빨간색은 질투와 사랑에 대한 의심을 없애 준다고 한다. 루비는 뜨거운 태양의 달 7월의 탄생석이기도 하다.

루비의 소속(?)은 커런덤! 커런덤은 루비의 종명(種名)으로 사람으로 말하자면 성(姓)에 해당하며 우리나라 말로는 강옥이라고 하는데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원석은 매우 높은 강도(얼마나 깨어짐에 강한가)와 경도(긁힘에 강한가)를 갖는다. 당연히 이 원석에 소속된 루비도 높은 강도와 경도를 갖는다는 게 특징이다.

이 원석에 소속된 보석 중 붉은색의 돌을 루비, 파란색의 돌을 사파이어라고 부르는데, 그래서 루비와 사파이어를 남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두 보석이 같은 품질이면 루비의 가격이 훨씬 높은데 이유는 루비가 훨씬 귀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루비가 '왕 중의 왕'이라고 하는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가치 있게 평가된다.

영어의 Red와 Ruby는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라틴어의 루브럼(Rubrum). 짐작했겠지만 루비는 이름 자체에 빨갛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경에는 노아의 방주 내부에서 빛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루비의 빛 때문이었다고 기록되어 있고 인도 바라문의 교리에는 천국이 루비와 에메랄드로 비치고 있다고 쓰여 있다.

또한 스리랑카의 전설에는 어떤 왕이 그의 사랑하는 왕비를 위하여 아름다운 궁전을 세웠는데 궁전의 기둥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굵은 기둥에는 커다란 루비가 박혀 있어 궁전을 밤에도 대낮같이 환히 밝혀 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루비는 다이아몬드처럼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가격대가 매우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으며 색상, 투명도, 중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보석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좋은 질의 루비를 구매하기 어렵다.

또한 합성인가 천연인가에 따라서도 큰 가격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데 합성은 가짜가 아니라 성분은 천연과 같으나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모조의 개념과는 다르다.

루비를 고를 때는 3고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서 3고란 짙고, 밝고, 맑고의 상태를 말한다. 루비의 색은 짙고 밝아야 하며 내부는 맑을수록 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

루비의 특징은 생산지에 따라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미얀마(버마)의 모곡에서 생산되는 루비는 가넷과 비슷한 붉은 색인 반면, 실론(스리랑카)에서 채취되는 것은 분홍색을 연상시키는 붉은 색을 띠고 있다.

이 외에 붉은 장밋빛과 진한 분홍빛, 혹은 보랏빛을 띠는 것 등도 있다. 이중 가장 가치 있는 색은 적색 또는 약간의 자색을 띠고 있는 자적색으로 색상이 선명해야 한다.

재미있는 것은 루비가 핏빛에 비유된다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루비의 색을 비둘기의 피(pigeons blood)라 부르는데, 그 외에도 첫 번째 피(first blood), 황소의 피(ox blood) 등과 같이 표현되기도 한다.

좋은 품질의 루비는 선명함이 그 생명이므로 내포물이 가능한 한 없는 게 좋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루비에 있어서 내포물을 함유하고 있다고 하여 루비의 값이 심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그 내포물을 보고 천연인지 합성인지를 구분하기도 한다.

보석을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보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 그렇다면 루비는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루비는 유색보석 중 가장 단단하고, 열이나 압력, 충격, 마찰 등의 힘에 대한 저항도가 매우 높은 보석이다. 따라서 세척시 크게 주의할 사항은 없다. 그러나 딱딱한 바닥 위에서 세척할 때 부주의하여 떨어뜨려 깨지는 것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세척법은 우선 따뜻한 비눗물이나 샴푸 물에 수분간 담가둔 후 칫솔로 보석표면을 닦아내면 간단하게 세척할 수 있다.

최우현(홍익대학교 대학원 금속장신구 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