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강산 관광객 피격에 정치권 '미묘한 입장차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에 대해 정치권은 일제히 진상조사를 촉구하면서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남북 당국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도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해 나가기로 했고, 민주당 등 야권은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면서도 정부의 안전관리 미흡에 방점을 뒀다.

한나라당은 11일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통일부 홍양호 차관을 불러 사건경위와 대책을 보고받았다. 당은 일단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현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어렵다고 보고 진상규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진상조사가 중요한 만큼 남북 당국의 진상조사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소한 남북 공동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밝힌 대로라고 해도, 신중치 못한 처사이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국민이 정부의 조사와 향후 조치를 차분하게 지켜봐 줄 것을 당부하는 등 사태 확산을 우려했다. 특히 이날 최고위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적극적인 남북대화를 천명한 마당에 이번 일로 남북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정확한 사실관계부터 파악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선(先) 진상조사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 시간대에 우리 관광객이 아무런 안전관리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외출을 해서 이런 사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정부당국의 책임하에 분명히 밝히고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전면적인 남북대화를 재개하자고 말한 것은 좋지만 돌발적이고 중대한 사안이 발생했는데 전후 사정을 감안해서 좀더 신중하게 말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대북관계를 밝히면서 이에 관해 한마디도 않았던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강형구 부대변인은 "사실을 왜곡하거나 사태를 사실과 다르게 증폭시켜 남북관계 전반에 의도적인 어려움을 조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고,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은 "이번 사건으로 남북간 대화와 협력기조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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