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는 자신이 꿈꾸는 모든 일을 할 수 있으며, 상상하는 인물을 창조하거나 자신이 그 인물이 될 수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온라인 게임업체 린든랩 사가 개발한 가상현실 커뮤니티 서비스 '세컨드 라이프' 소개 문구다.
'세컨드 라이프'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Avatar)를 만들어 가상 세계를 돌아다닌다. 세컨드 라이프에선 이 아바타를 '거주자'라고 부른다. 거주자들은 상점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구입하고, 기업들은 현실세계와 똑같이 판매 및 홍보활동을 한다. '린든 달러'라는 통화가 통용되기 때문에 모든 경제활동, 심지어 부동산투기까지 가능하다. 더욱이 린든 달러가 현실세계에서 달러로 환전이 가능해 사용자들은 가상현실을 실제처럼 수용하게 된다. 실례로 지난 2006년 11월 독일인 기업가가 창조한 안시 청(Anshe Chung)이라는 세컨드 라이프 거주자는 가상세계에서 백만장자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많은 기업들이 세컨드 라이프의 사업모델을 뒤쫓아 가상현실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엔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 '구글판 세컨드 라이프' 서비스 '라이블리(Lively)'를 내놓고 3D 가상현실 서비스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라이블리'는 사용자가 캐릭터를 통해 가상현실 공간에서 친구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서비스다.
이처럼 인간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사이버 공간에 조성된 가상현실은 사용자가 마치 실제 주변 상황 및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그 환경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가상현실은 때로 假想(가상)과 現實(현실)을 착각하게 만들어 사용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이 인터넷 게임에서 만난 30대 남자의 꾐에 넘어가 가출했다가 구출됐다는 소식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맺은 커플관계를 실제 상황으로 착각한 게다.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는 혜안이 필요한 것은 비단 이 소녀만이 아닐 게다. '경제 살리기' 구호 하나로 집권한 정부가 경제 살리기는커녕 분란만 일으킨 주무 장관을 그대로 유임시켰다. 가상과 달리 현실은 언제나 냉엄하고 냉혹함을 아직도 모르는 것인가.
조영창 북부본부장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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