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환경의 상징 '에코백(Eco-Bag)' 열풍

장바구니 스타일 얇은 면가방 패션 인기

에코백(Eco-Bag)? 꽤나 거창한 이름이지만 가방의 모양은 더할 나위 없이 소박하다. 주부들이 들고 다니는 장바구니와 같은 스타일의 얇은 면가방을 최근 패션계에서는 '에코백'이라고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에코백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영국 디자이너 애냐 힌드마치가 친환경을 강조하며 합성섬유나 인조피혁 대신 천으로 만든 백에 '나는 비닐백이 아니랍니다'(I'm NOT A Plastic Bag)고 써놓으면서부터다. 영화배우 키이라 나이틀리, 린지 로한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 가방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파파라치들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일약 최고의 패션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이후 베네통, 마크 제이콥스, 힐피거데님 등의 브랜드에서 앞다퉈 에코백을 판촉 아이템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더오가닉코튼에서는 아예 일회용 쇼핑백을 대신해 특별 제작한 천가방에 물건을 담아주고 있다. 얇은 면생지로 만들어져 부식속도가 빠르고 토양 오염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에코백이 환경에 대한 관심에서 인기를 얻기보다는 단순히 '할리우드 스타 흉내 내기'로 변질돼 있다는 것. 여대생 수십명에게 물어봤지만 에코백이 무언지, 어떤 의미로 확산됐는지를 알고 있는 학생을 찾아보긴 힘들었다.

친환경 상품이 점차 입지를 넓혀가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단지 '유행'으로 호도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 에코백을 들고 다님과 동시에 나도 환경에 일조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더 많은 분야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려는 자세를 가져보면 어떨까.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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