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중에 연봉이 가장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 연예계 스타 중 1년 동안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사람은 배용준으로 지난 한 해 동안 432억원 이상을 벌었다고 한다. 배용준의 뒤를 이어 월드스타 비가 250억원 이상을 벌었다고 하니 스타들의 연봉은 우리들의 인식의 범위를 넘어선다. 스타들이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수입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에서는 생산의 3대 요소를 노동, 자본, 토지로 나누고 있다. 도대체 스타들은 어떤 생산요소를 제공하였기에 소득이 이렇게 높을 수 있을까? 스타들의 소득은 노동에 대한 임금(wage)일까? 자본에 대한 이자(interest)일까? 아니면 토지에 대한 지대(rent)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순히 노동에 대한 임금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오답이라는 것이 쉽게 드러난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처럼 연기하고, 노래방에서 비의 노래를 불렀다고 해서 스타들과 같이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스타들의 소득은 단순히 임금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스타의 소득에 대한 답은 '지대'이다. 지대는 토지에 대한 임대료를 의미한다. 물론 스타들이 땅을 빌려주고 한 해에 몇 백억원씩 벌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스타들의 소득은 '토지처럼 공급이 제한되고, 특정한 토지가 가진 고유한 특성과 가치를 대체할 수 없어서(공급이 비탄력적이어서) 공급자가 기회비용 이상으로 얻는 몫'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경제적 지대'라고 한다.
스타들에게는 나름대로 다른 사람과 쉽게 대체할 수 없는 희소한 가치가 있다. 이러한 희소성은 어느 정도 독점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공급의 비탄력성(스타의 독점적 특성)이 클수록 경제적 지대(스타들의 수입)는 더욱 커지게 된다. 스타들의 희소한 가치는 여러 가지 특성에서 나온다.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잘 생긴 외모, 가창력, 세련된 무대매너, 감미로운 목소리, 뛰어난 연기력, 개인기, 유머감각 등이 희소가치를 높여주는 특성들이다. 반면 요즘에는 스타들의 뛰어난 특성에 식상해진 대중들이 스타들의 평범한 모습을 더 희소하다고 느끼고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스타들의 평범하고 조금은 모자란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1박2일' '우리 결혼했어요' 등의 인기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타들의 소득 외에 '경제적 지대'로 설명할 수 있는 소득은 많이 있다. 변호사, 의사, 회계사, 개인택시기사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직업군은 모두 '면허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면허제'라는 것은 직업의 공급을 비탄력적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이들은 미숙련 노동자들에 비해 공급이 매우 고정적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 비해 무척 높은 소득을 얻고 있다. 연간 수입이 3억원인 잘나가는 변호사의 경우를 보자. 만약 그가 변호사가 아닌 회사원으로 일한다면 연간 소득은 5천만원을 넘기 힘들 것이므로 그의 소득 중 2억5천만원 정도가 '경제적 지대'의 성격을 갖는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지대 소득은 자연적인 희소성에서 발생해야 하지 인위적으로 조작된 희소성에 의해 발생되어서는 안 된다. 위의 직업군이 자신들의 직종에 대한 진입장벽을 인위적으로 높이면 공급을 더 비탄력적으로 만들어 더 높은 지대를 추구할 수 있다. 실제로 고소득 직업군에 속한 이들은 지대의 원천인 공급 제한을 인위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를 '지대추구행위'라고 한다. 이러한 '지대추구행위'는 결국 소비자 후생을 떨어뜨리고 사회적 낭비가 될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법조인들이 로스쿨 총 정원을 우여곡절 끝에 2천명 선에서 막아낸 것도 지대추구행위의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지대를 거의 갖지 못한 일반인들도 자기개발을 통해 좀 더 공급 제한적인 위치로 올라서거나 노조활동을 통해 공급 제한적인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박경원(대구과학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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