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기행] 대구 달성군 가창면 '떼마페'

아늑한 여유 즐기며 자연과 소통하다

한 눈에 보아 전원 속 별장을 빼닮은 카페 '떼마페(053-767-7717)'는 달성 가창면 운흥사 밑 낮은 언덕배기에 오롯이 자리하고 있다. 최정산과 대덕산 자락의 짙은 녹음이 사방에 둘러싸여 있고 가창댐의 푸른 수면이 어우러진 이곳은 푸르름이 절정에 이른 여름 숲을 배경삼아 수줍은 듯 들어앉아 있다.

외양은 마치 레고 블록으로 지은 장난감 집인양 빛바랜 붉은 벽돌을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올려 고풍스런 단층건물로 3면을 넓은 유리로 마감해 안과 밖이 자연 속에서 하나로 소통되는 듯 하다. 주인 박세영(36)씨가 3년 전'자연과 함께 하는 휴식공간'을 생각하며 카페를 설계하고 꾸몄다.

입구에서 앙증맞은 우체통이 먼저 고객을 반기는 카페 안에 들면 메인 홀은 탁 트여 넓고 편안한 느낌이 들 만큼 깔끔하다. 자리에 앉아 바깥풍경을 보면 카페 주위로 푸른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 그 아래로 부드러운 등고선을 그리는 산줄기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카페 옆엔 작은 계곡물도 흐른다. 상수원보호지로서 철책이 둘러쳐 있지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졸졸졸'흐르는 물소리가 전원의 정취를 느끼도록 할 뿐 아니라 도심과 멀지 않으면서도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과 잠시 멀어질 수 있는 아늑한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자연을 벗 삼아 정겨운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정을 나눌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 싶었던 주인은 처음엔 조용한 곳을 찾아다니는 아베크족들에게는 일부러 불친절하게 굴었다고 귀띔했다. 그래서일까. 이 곳 단골들은 가족단위이거나 직장동료, 친목모임이 대부분인데 그 까닭은 카페 주위 시원한 숲을 이용한 야외 바비큐 파티장이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눈부신 햇살이 하얀 파라솔 위에서 반짝거리는 바비큐 파티장엔 갈색나무 테이블 앞에 참숯용 그릴이 하나씩 놓여 있다. 스테이크용 쇠고기(호주산), 질 좋은 돼지고기, 오리고기, 생선(흑태 뱃살), 모듬소시지, 야채, 버섯 등이 제공되는 숯불바비큐 메뉴(4인 기준 6만원)를 주문하면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즉석 가든파티를 열 수 있다.

맑은 숲의 기운이 늘 가득 차 있어 특히 자녀를 동반한 부부들로부터도 인기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숲 속을 메아리치는 가운데 그릴에서 맛있는 바비큐가 익어갈 때 가장은 자상한 아빠로서, 사랑스런 남편으로서 한껏 뽐낼 수 있고 연인이나 벗끼리 바비큐파티를 벌인다면 사랑과 우정도 손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인의 얘기. 바비큐 파티 후엔 공기 밥과 된장찌개를 내놓는다. 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관계로 야외 바비큐 파티를 열려면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카페 뒤편 비닐하우스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도 있다. 가족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내년쯤엔 카페 옥상에 정원도 조성할 예정이다.

메인 홀 옆에 있는 테라스형 나무데크는 비 오는 날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빗소리를 감상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접이식 붉은 차양을 드리운 채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노라면 세상의 찌꺼기가 말끔히 빗물에 씻겨갈 것 같다. 상수원 보호지에 자리한 떼마페에는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다. 대신 산 속에서 흘러내리는 1급 청정수를 받아쓴다. 이 물로 음식도 내며 커피도 내린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철엔 계절메뉴로 해물칼국수와 비빔국수'냉국수도 준비하고 있으며 주중에 내놓는 식사용 불고기와 낙지라이스도 맛있다는 평이다. 주중은 오전 11시~오후 10시, 주말은 오전 10시~밤 12시까지 영업하며 매월 첫째와 셋째 월요일은 쉰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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