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가를 이루다]최계희 (주)알코 대표이사

불같은 열정'불도저의 추진력 "세계가 내 시장"

최계희 (주)알코 대표이사. 이제 불혹의 나이를 갓 넘겼지만 지난 20년 동안 최 대표의 인생은 괄목만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계명대 통계학과를 졸업하던 해 문을 연 속셈학원의 수강생은 9명. 이제는 전국에 걸쳐 레고교육센터 144개 지점에 수강생 8만여명을 보유한 중견기업의 대표로 변신한 그다.

"제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엔 통계학과와 수학과,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사람만이 학원을 차릴 수 있었지요. 넉달 가량 아르바이트를 해 마련한 150만원을 갖고 속셈학원을 차렸습니다. 학원을 시작한지 1년만에 수강생이 150명으로 늘었고 속셈학원 외에도 어린이집, 문화센터, 학습지 지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10년만에 수강생이 1천명을 돌파했어요." 서글서글한 눈매와 자주 입가에 맴도는 웃음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최 대표(42'여)이지만 그 추진력은 다른 사람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1998년에 덴마크에 본사를 둔 세계적 완구업체인 레고(LEGO)의 지사를 맡으면서 최 대표의 인생 행로엔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레고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공동으로 개발한 레고교육제품을 토대로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의 창의성 및 집중력을 높여주는 교육을 하는 레고교육센터(LEC)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구 북구 칠곡에 세운 것. 원래 이 레고스쿨은 레고 본사가 2010년쯤에야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최 대표는 10여년이나 앞당겨 레고교육센터를 설립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동화의 나라 덴마크에서 70여년 전에 설립된 레고는 어린이의 꿈을 키워온 세계적인 완구회사이지요. 레고가 지닌 브랜드 가치에 주목을 했고 제가 10여년간 학원과 문화센터, 어린이집 등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유아 및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교육 노하우를 서로 접목해 교육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만들어 센터를 열게 됐습니다."

레고의 한국 내 사업 파트너가 되기 위해 2000년에 (주)알코를 창립했고, 레고교육센터의 수는 우후죽순처럼 늘어갔다. 한국의 레고교육센터는 일본이나 미국, 싱가포르 등지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최 대표는 그 공헌도를 인정받아 다른 나라와 달리 레고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최 대표의 열정과 뚝심에 레고 본사에서는 '불도저'란 닉네임을 붙여줬고, 얼마 전 칠곡 대구은행연수원에서 열린 레고교육센터 전국 지점장 회의에는 레고 본사의 CEO가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저도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예요. 유아'어린이'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합니다. 그리고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지요." 20년 전 속셈학원을 할 때 수강생으로 만났던 제자 2명을 레고교육센터 직원으로 데리고 있는 것을 보면 최 대표의 훈훈한 인간미가 짐작이 간다.

레고교육센터에서는 24개월부터 15살까지 레고를 토대로 한 프로그램을 통해 창의성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수업을 영어나 중국어로 진행하기도 한다.

최 대표는 레고 뿐만 아니라 로봇을 이용한 교육사업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2003년 (사)대한창작지능로봇협회를 창설하고 '전국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를 시작했다. 또 세계적인 로봇대회인 '월드로봇 올림피아다 2009년 대회'를 경북도가 유치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기업 부설 로봇연구소를 설립해 자체적인 기술로 개발한 교육용 로봇 '알코로보'를 선보였다. 올해에는 한국 내 레고교육센터와 홈러닝으로 나눠져 있던 레고교육사업을 통합, 국내의 모든 레고교육에 대한 독점권 계약을 덴마크 레고본사와 체결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6살을 전후한 시기에 인생에 필요한 대부분의 중요한 능력을 놀이를 통해 키우게 되지요. 20여년 동안 교육사업에 종사하면서 저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번에 교육 효과를 얻으려다 돌이키기 힘든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지요."

레고교육센터를 토대로 알코는 로봇과 창성의 교육 분야에서 세계 속의 일류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교육용 로봇 출시에 이어 초등학생 및 대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로봇 교재를 준비하고 있다. 오지에 사는 학생들을 위한 로봇캠프와 교육용 로봇 기증 등 봉사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 브랜드의 로봇을 생상해 세계에 수출할 생각입니다. 작은 속셈학원에서 출발한 제가 오늘의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한 열정과 추진력이라는 원동력을 밑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사진 정재호 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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