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치어들이 우리나라 지도를 만들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방류한 붕어 치어들이 한반도 지도를 만든 장면(본지 17일자 1면 보도)을 순간 포착한 포항시청 공보관실 직원 김제택(53)씨는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여전히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도를 연출한 화제의 주인공인 물고기는 포항시가 주민들에게 수산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내수면 어업 활성화를 위해 송라면 방석리 용곡저수지 등에 방류한 것으로 붕어 치어 15만마리.
16일 오후 3시 30분쯤 방류 현장에 도착한 김씨는 저수지에 일제히 방류된 치어들이 환경변화에 놀란 나머지 물가를 맴돌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직원들과 함께 호수 안쪽으로 내몰았다. 20여분 후 호숫물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듯 치어들은 이리저리 헤엄을 치면서 떼지어 이동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좋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물고기 떼의 움직임을 따라 연속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그러나 사진을 찍을 당시는 미처 몰랐다고 한다. 시청 사무실로 돌아와 사진 작업을 하던 중 치어들이 대한민국 지도를 온전히 그려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것.
"우연의 일치라 치더라도 너무 신기했습니다. 영락없는 한반도 지도였으니까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국내의 격앙된 분위기도 그랬고, 이곳이 3·1만세 운동의 근거지였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떠올리니 예삿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씨는 곧바로 각 언론사로 사진을 전송했으며 이 신기한 장면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개되자 일본의 망발과 망동에 대응하는 민족적인 항의라도 대신한 것처럼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일본의 독도 침탈 시도에 미물인 토종 민물고기 새끼들도 분노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김씨는 "이 사진을 일본사람들이 본다면 '억지로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부끄럽게 느낄 것"이라고 전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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