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태풍'갈매기'…對備策에 만전 기해야

반갑잖은 여름 손님 '태풍'이 몰려온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전국이 태풍 '갈매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첫 태풍이다. 19일 남부 지방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20일에는 전국적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되고, 21일에는 중부 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 큰 태풍은 아니지만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의 강도가 '强(강)'으로 전망되는 만큼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중국 대륙을 빠져나오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 소멸될 가능성도 있기는 하지만.

첫 태풍' 갈매기'를 시작으로 9~10월까지 태풍 행렬이 몰려올 참이다. 태풍은 매년 크고 작은 인명 및 재산 피해 등 많은 재난을 불러오는 원흉이다. 순식간의 산사태와 급류 등에 휩쓸려 아까운 생명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고, 가옥 침수, 붕괴 등에 따른 이재민 발생, 선박 침몰, 차량 침수, 항공기 결항 등 갖가지 피해가 발생한다. 2002년 전국을 강타했던 태풍 '루사'의 끔찍했던 기억은 물론 작년'나리'의 상처도 아직 덜 아물었다.

하지만 올여름 우리 모두는 이상하리 만치 태풍에 무감각해 있다. 지난 6월 중순 장마가 시작됐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마른 장마가 계속되는 탓일지도 모른다. 별다른 장마 피해가 없다 보니 태풍의 두려움조차 까맣게 잊고 있는 걸까.

현재까지 '갈매기'는 그다지 위협적인 태풍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멸되지 않고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지금 일본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과 중국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맞물려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쏟아낼 것이라 한다. 게다가 요즘 지구상의 기상 변화는 예측불허일 때가 많다. 사소한 듯 시작됐다가도 엄청난 재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태풍임에도 그때마다 일이 터지고 나서야 우왕좌왕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자연 재해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한계도 분명 있지만 많은 경우 대비책 부재에 따른 人災(인재)에서 비롯된다. 소 잃은 후 호들갑 떨며 외양간 고치는 습성은 이제 버려야 한다. 본격적인 태풍을 앞두고 정부와 지자체들은 사소한 부분까지 매사 철저히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 더 이상 태풍 지난 후의 뒷북으로 국민의 눈에 눈물 흐르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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