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를 통해 돈을 벌어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돈육 선물' 상품이 국내 농수산물 가운데 처음으로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 거래가 시작됐다.
주가지수 또는 주식 등 무형자산에 대한 선물거래는 국내에서 오랜 전통을 가져왔으며 상품 선물은 금이 국내에서 유일했지만 농수산물로는 처음으로 돼지고기가 선물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돼지고기가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최근 AI·미국산 쇠고기 파동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 급등세를 겪었듯이 돼지고기가 큰 가격 변동성을 갖고 있는 농산물이기 때문. 가격변동성이 큰 만큼 선물거래를 통한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 선물제도 도입에 적격이라는 것.
돼지고기는 이미 상장된 선물상품에 비해서도 가격변동성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평균 27.2%의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코스피200은 23.1%, 3년국채는 0.5%, 달러는 1.9%의 변동성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성수기인 여름 이후 가격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 매도를 할 경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돼지고기는 쌀에 이어 우리나라 농축산물 생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생산량 비중을 갖고 있어 거래 물량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돼지고기 생산규모는 2006년 기준으로 3조6천억원, 국내 전체 농축산물 생산비중에서 10.2%를 차지한다. 특히 경상북도는 돼지 사육두수 기준으로 전국 3위로서 사육중인 전국 돼지의 14.8%가 경북에서 자라고 있다.
돈육선물시장 개설은 미국과 독일에 이어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세번째로, 돈육선물은 대구 신흥산업 등 전국 11개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돼지고기의 전국 평균 가격(㎏당)인 '돈육 대표가격'을 기초로 한다. 지난 18일 현재 돈육 대표가격은 4천112원으로 1계약당 거래 단위는 1천㎏이며 최소 가격변동폭은 5원이기 때문에 최소 가격변동금액은 5천원이 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 들어오기 위해선 비교적 큰 목돈인 1천500만원의 증거금을 내야하고 구제역 등 금융상품 선물거래에서는 변수가 될 수 없는 '돌발상황'을 많이 갖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 배정득 대구사무소장은 "국내 선물회사와 약정을 맺어 유동성 공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돼지고기 선물거래가 활성화하면 의성 마늘, 영양 고추 등 각종 농산물에 대한 선물거래 확대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증권선물거래소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향후 석유 선물과 한육우 선물, 탄소배출권 등에 대해서도 선물시장 상장을 할 방침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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