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목상권까지 '롯데 천국' 되는 대구

대구 최대의 대형소매점이 될 대구 동구 율하동 율하택지지구내 '롯데쇼핑프라자'.

이 곳은 지역 동네 상권을 싹쓸이한다는 기존 대형소매점에 대한 인식을 감안, 대형소매점내 건물내에 백화점도 이른바 '구색용'으로 함께 넣을 계획이다. '변종(變種) 대형소매점'이 대구에서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다.

'변종 대형소매점'으로 대구 대형소매점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롯데는 '백화점-대형소매점-아울렛-슈퍼마켓'이라는 유통 일관체제를 마침내 완성해냈다. '대구 유통 공룡'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가 도대체 대구에서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라는 물음표가 또다시 만들어지고 있다.

◆또 롯데가 왔다

롯데쇼핑프라자가 지난 17일 대구시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함으로써 롯데는 연내 착공할 방침이다. 아직 정식 건축허가는 나지 않았지만 심의위원회를 통과, 건축심의 과정에서 지적된 '몇가지 경미한 사항'만 보완해오면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오는대로 건축허가가 날 것이라고 대구시 관계자는 밝혔다.

대구 대형소매점 시장에서 영업부진으로 철수(2000년 개점했던 서구 내당동 서대구점을 2005년초 폐점)했던 롯데는 대구 최대 면적의 매장을 들고 다시 돌아오게 됐다.

롯데가 롯데쇼핑프라자를 개점하면 현재 대구에서 가장 넓은 대형소매점인 홈플러스 대구 성서점(7만6천㎡)보다 2만5천㎡ 이상 큰(롯데는 10만115㎡) '명실상부한' 대구 최대 매장을 갖게 된다.

◆변종 대형소매점

롯데는 지난 2월 교통영향평가에서 통과된 영업면적(10만607㎡)에서 불과 400㎡만 줄어든 채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동네 상권을 몰락시킬 우려가 있는 대형소매점에 대해서는 매장 면적 축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롯데쇼핑프라자에 대해서는 이 여론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롯데는 율하동 대형소매점 지상 1, 2층에 백화점도 동시 입점시키는 건축 계획안을 세워놨다. 의류 등 백화점 매장에 들어가는 제품을 갖춘 백화점 형태도 함께 넣겠다는 것. 지상 4, 5, 6층은 영화관으로 계획됐다.

대구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동구 율하동지역이 갓 조성된 신흥 아파트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백화점 영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분석하면서 "롯데가 대형소매점 입점에 대해 나빠진 지역 여론을 의식, 백화점을 넣음으로써 부정적 인식을 만회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측도 "율하동 매장은 백화점 출점이 아니다"라고 언급, 이같은 대구 유통업계의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 전성시대(?)

대형소매점에서는 한때 실패했지만 롯데는 2003년 대구역사내 백화점을 통해 대구 유통업계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기 시작했다. 롯데는 상인점까지 내면서 대구 본사 기업인 대구백화점·대백프라자를 따돌리고 대구 백화점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영프라자를 열었고, 내년 9월에는 대구 봉무동 복합신도시인 이시아폴리스(봉무신도시)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을 개점할 예정. 이어 같은해 말 동구 율하동에 대구 최대의 대형소매점인 롯데쇼핑프라자를 개장한다.

롯데는 또 동네 상권까지 겨냥, 대구시내에서 가장 많은 무려 9곳의 슈퍼마켓형 매장을 개설해놓고 있다. 백화점에서부터 슈퍼마켓까지 '일관 체제'를 갖춰놓은 것이다.

한편 롯데는 최근 부산에다 1천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지어 기증하기로 했으며 이를 두고 대구지역 경제계에서는 "대구에서도 '유통 공룡'으로 자리잡으면서 엄청난 돈을 역외로 유출시키는 롯데가 이 지역에서의 기여활동은 너무 빈약하다"는 비난을 내놓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