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현안사업에만 매몰돼 이를 관통하는 철학이 없다. 다시 말해 대구시가 대구를 어떤 도시로 만들지에 대한 철학이 없다고 지적하고 싶다."
25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대구시 간 당정협의를 앞두고 지역의원들이 대구시의 철학 빈곤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대구시가 대구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명규 의원은 "대구시 관계자가 여러 차례 10여개 지역현안사업을 가져와서 지원을 건의했지만 이런 지역현안을 꿰뚫는 철학이 없어 답답했다"며 "대구시장은 대구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려고 하는지 분명한 밑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부산이 해양도시, 광주가 '광(光)도시'와 문화중심도시라는 컨셉을 분명하게 잡았지만 대구의 '컬러풀'이라는 단어속에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며 "대구에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면 왜 그것이 대구에 필요한 지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의원은 2011대구육상선수권대회유치에 성공한 대구가 2008년 예산으로 1천억원이 안되는 예산안을 요구하고 나선데 반해, 아시아경기대회와 엑스포를 유치한 인천과 여수가 각각 조단위의 예산을 당당하게 요구했다"며 "(대구시는)상상력이 크게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두 의원은 따라서 대구시가 견지해야 할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공약사항인 990만㎡의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조성, 동남권 신공항 등 2~3개 프로젝트에만 집중한다해도 대구시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 복당한 박종근은 "대구시 관계자가 얼마 전 찾아와서 현안사업이라며 달랑 자료집을 하나 던져주고 갔는데 그 것 말고 대구시가 역점을 두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못한다"면서 "지역의원들도 잘 모르고 있는데 대구시민들이 지역 현안사업들에 대해서 어떻게 잘 알겠는가"라고 했다.
이해봉 의원은 "김범일 시장이 임기내에 성과를 내겠다는 심경은 이해하지만 짧게는 5년, 중장기적으로는 10~2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큰 그림이 있어야 한다"며 "그 것 없이는 대구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사덕 의원은 "처음하는 대구시와의 당정협의라 기대가 된다"며 "모든 것은 시정부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상기 시당위원장은 "대구의 미래는 대구시와 정치권 모두의 몫이지만 밑그림을 그리는 것은 대구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고 조만간 시민여론을 수렴하고 정책토론회를 열어 정치권도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지역원로인 김만제 전 의원도 5~6명의 지역 의원들을 만나 지역현안과 지역발전방안에 대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누면서 답답한 심경을 피력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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