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열이 높다는 사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한국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여러 학자는 그 교육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앨빈 토플러도 "평생학습이 미래를 살아가는 세대의 덕목"이라며, "한국의 획일적인 평준화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부 학자들은 그 대안으로 사이버대학을 꼽기도 한다.
대구사이버대학 이영세(61·사진) 총장도 그들 중의 하나다. 그는 기존 오프라인 대학의 교육방식이 '수공업'이라면, 사이버 대학은 '자동화된 기계공업'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산업화 시대에 적합한 획일화 및 표준화된 교육을 주로 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지식기반화 시대에서는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오프라인상에서의 교육은 한계가 있습니다. 조만간 몇몇 유수의 오프라인 대학만이 존재할 뿐 대부분 온라인의 사이버대학 위주로 재편될 것입니다."
그의 말대로 우리나라 사이버대학은 해마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01년 국내에 사이버대학이 처음 생긴 이후 7년이 지난 지금은 전국 17개 대학으로 늘었으며, 6천400명으로 출발했던 총 학생 수도 7만6천명으로 12배나 증가했다. 대구사이버대학 경우도 개교 첫해인 2002년 등록생이 90여명에 불과했지만 5년이 지난 2007년에는 4천여명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이 총장은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라인 모임을 기반으로 한 집단문화가 강해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했다. "똑같은 4년제 대학이면서 똑같은 교육과정으로 공부하고 있는데도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인 대우는 기존 대학과 큰 차이를 보이지요. 정부의 지원도 거의 없어요."
그래서 그는 전국 17개 사이버대학 협의체인 '원격대학협의회' 이사장직을 맡은 2005년부터 사이버대학 지위상승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그 첫출발이 평생교육기관으로 돼있는 사이버대학을 고등교육기관으로 바꾸는 작업이었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이버대학들 사이에서도 고등교육기관이 될 경우 교육과학기술부 제어를 받기 때문에 의견 일치가 제대로 안 됐어요. 하지만 졸업생들의 대우는 물론 사이버대학의 장래를 위해서도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전환은 필수라고 생각했지요."
결국 이 총장의 생각은 법 시행으로 이어지게 됐다. 지난 5월 27일 원격대학(사이버대학)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사이버대학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 총장은 "온라인 교육이 미래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한 지식기반사회로 돌입한다면 사이버대학의 진가는 반드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