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7·세계 랭킹 1위)와 '테니스 천재' 라파엘 나달(스페인·22·세계 랭킹 2위)이 베이징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다시 격돌한다. 페더러는 12회의 메이저 대회 우승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고 올림픽 첫 출전인 나달 역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살려 올림픽 무대 정복을 꿈꾸고 있다.
페더러의 천적이었으면서도 그를 넘어서지 못했던 나달은 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대회 결승에서 잇따라 페더러를 꺾음으로써 '황제'의 지위를 넘보고 있다. 나달은 주로 클레이코트에서 강점을 발휘해 왔으나 올해는 잔디 코트인 윔블던 대회에서도 우승했고 그 여세를 몰아 하드 코트에서 치뤄지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 테니스 챔피언 보리스 베커 같은 이는 "랭킹은 2위지만 페더러의 전성시대를 끝내고 있는 나달이 테니스 황제"라고 말하고 있다.
페더러는 자존심과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페더러는 나달과의 역대 전적에서 6승12패로 열세를 보였고 올 시즌 들어서도 4전 전패의 열세를 보였지만 하드 코트에서의 성적은 3승2패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바운드 된 후 볼의 스피드가 빨라지는 하드 코트에서 페더러가 장기인 서브와 강력하고 정확한 스트로크, 네트에 근접해 날리는 발리, 슬라이스 등이 위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나달은 빠른 발과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베이스라인 뒤쪽에서 스핀이 많이 걸리는 감아치는 공격을 주로 구사한다. 그러나 나달은 올 들어 윔블던 대회에서 페더러를 눌렀듯 기량이 진화하면서 전천후 선수로 거듭 나고 있어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이들 외에 세계 랭킹 3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4위 니콜라이 다비덴코(27·러시아)도 금메달을 노릴 만한 후보들이다. 그러나 올림픽 남자 테니스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페더러만 해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4위에 그쳤고 당시 세계 5위였던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가 정상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때는 페더러가 2회전에서 탈락했고 당시 세계 14위였던 니콜라스 마수(칠레)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변의 역사를 뒤로 하고 냉정하고 침착하기 이를 데 없는 페더러와 열정적인 나달이 그들의 대비되는 성격이나 플레이 스타일 만큼 흥미로운 대결로 새 역사를 쓸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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